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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생의 자유
  • 김혜로
  • 13,500원 (10%750)
  • 2025-01-05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김혜로 작가의 <야생의 자유(WILD LIBERTY)>는 깊은 울림을 지닌 우화소설입니다. 북아메리카 숲속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늑대 연맹의 몰락과 자유를 향한 처절한 투쟁을 통해 인간 사회의 권력 구조, 억압과 저항 그리고 자유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작가는 늑대 연맹과 니야우 부족, 야생과 문명이라는 이중적 테마로 이야기를 펼쳐나갑니다. 제국주의와 식민 지배라는 역사적 상처를 은유적으로 풀어낸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서 말입니다. 더불어 인간에게 길들여지기 이전의 야생동물이 인간의 통제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해 자신들을 가축화하려는 인간에게 저항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흥미로운 질문도 담고 있습니다.





영어 목차로 되어있는데, 직역을 해보면 권고, 사건, 저항, 굴욕, 갈등, 배신 등을 거쳐 독립, 이념에 이르기까지 자유를 향한 투쟁의 전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각 장의 제목은 단어 하나로도 강렬한 의미를 내포하면서 이야기를 이끄는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합니다. EXHORTATION(권고)로 시작해서 LIBERTY(자유)로 끝나는 구성은 억압에서 해방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보여줍니다.


<야생의 자유>에 등장하는 늑대들의 삶은 야생의 동물이 아닌, 인간 사회의 축소판과도 같습니다. 단지 늑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억압받는 모든 존재의 외침과도 같습니다. 저항과 항복이라는 대조적인 선택의 기로에서 굴복하는 무리도 있습니다. 내부의 분열은 공동체를 얼마나 위협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2025년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에 김혜로 작가의 <야생의 자유>는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북아메리카 늑대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립투쟁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한 이 작품은, 단순한 우화를 넘어 깊은 울림을 주는 현대적 알레고리입니다.


소설 속에서는 늑대가 고기 대신 감자와 옥수수를 먹어야 하고, 짝짓기 상대조차 스스로 정하지 못하게 됩니다. 늑대를 가축 개량화하면서 시행한 정책들입니다. 제국주의의 논리가 어떻게 피지배자들을 설득하고 회유하는지 보여주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펼쳐집니다. 일제가 내세웠던 문명화와 근대화 논리를 떠올리게 합니다. 뉴라이트 세력이 주장하는 것들이기도 하고, 계몽령이라는 어이없는 망언도 떠오릅니다.





늑대 연맹 내부의 배신과 분열, 특히 대족장의 무능은 권력 구조의 취약성과 지도자의 도덕적 실패가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줍니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기만과 선전에 저항하는 개개인의 신념이 얼마나 중요한지, 요즘 시국에 만나서 그런지 더 와닿는 소설입니다.


생존을 넘어, 정체성과 자존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기 시작하는 늑대 무리를 통해 진정한 자유란 자주성과 존엄성을 회복한 공동체의 모습임을 보여줍니다. 상징과 은유를 통해, 더 깊은 통찰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매력을 가진 우화소설 <야생의 자유>. 현재의 우리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 성찰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문학 장치로서 훌륭한 역할을 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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