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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캣책리뷰::알라딘
  • 우리가 본 것
  • 하나 베르부츠
  • 13,500원 (10%750)
  • 2024-07-01
  • : 1,010



소셜미디어 유해 콘텐츠를 검토하고 삭제하는 감수자들의 세계를 다룬 네덜란드 베스트셀러 소설 <우리가 본 것>. 네덜란드의 떠오르는 별, 하나 베르부츠 작가의 이 소설은 네덜란드에서만 65만 부 이상 판매되었습니다. 디지털 세계의 어두운 이면을 생생하게 그려내면서도 빠른 서사 속도와 긴장감으로 가득 찬 독서 경험을 선사합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 뒤에서 어두운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콘텐츠 감수자들. 매일같이 충격적인 콘텐츠를 보고 삭제하는 업무를 합니다. 상상만으로도 정신적 피로감이 확 몰려듭니다.


오늘날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매일 수많은 콘텐츠를 소비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보지 않기로 결정한, 즉 보고 싶지 않은 수많은 콘텐츠들은 누군가의 손에 의해 삭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됩니다.


이 책의 주인공 케일리와 동료들은 바로 그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케일리는 '헥사'라는 회사에서 일하며 하루에 500개의 콘텐츠를 평가하고 삭제합니다. 그가 마주하는 콘텐츠들은 선정적이고 혐오스럽고, 때로는 인간의 가장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일을 하는 일들에게 일반인들이 가지는 호기심 또한 상상을 초월합니다. “당신이 본 것 중에서 최악은 뭐였어요?”라고 쉽게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아마 이 소설을 읽은 이유 중에서도 ‘과연 이들은 어떤 최악의 것들을 마주한걸까?’ 라는 호기심이 없진 않았을 겁니다.


매일같이 정신적으로 파괴될 수 있는 텍스트, 사진, 영상, 실시간 방송을 접하며 그들의 내면은 서서히 무너져 내립니다. 점차 음모론에 빠지고 일상 속에서도 끊임없는 불안을 느끼는 장면들은 이들이 겪는 트라우마의 심각성을 잘 보여줍니다. 심지어 테이저건을 들고 잠자리에 드는 동료의 모습은 그들의 삶이 얼마나 왜곡되었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케일리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그는 자신이 이 일을 선택했고, 그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그런 냉담한 태도는 사실상 생존을 위한 방어 기제일 뿐입니다. 어떻게든 이 현실을 견뎌내려고 애쓰지만, 그들의 삶은 점점 더 깊은 심연으로 빠져듭니다.


어쩌면 우리가 얼마나 강하고 회복력이 좋은지를 우리 자신과 서로에게 증명하는 방법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아, 정말이지 우리는 우리의 직업 때문에 조금의 피해나 손해도 보기 싫었고 그렇게 되게 내버려두지도 않을 작정이었어요. - p57


디지털 플랫폼의 윤리적 문제를 탐구한 이 소설은 그저 허상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실과 겹쳐집니다. 하나 베르부츠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현대 사회가 직면한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인터넷에서 무엇이 '정상'인지, 무엇이 '비정상'인지 누가 결정하는 걸까요?


이 질문은 케일리와 동료들이 매일 겪는 고민이기도 합니다. 피가 보이는 영상은 삭제해야 하지만, 그 영상이 교육적 가치가 있다면? 이 모호한 기준은 그들의 정신을 더욱 피폐하게 만듭니다.


베르부츠는 이 책을 통해 소셜 미디어가 사용자들에게 미치는 윤리적, 심리적 영향을 날카롭게 분석합니다. 콘텐츠 감수자들이 겪는 트라우마는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인터넷에서 우리가 설정한 도덕적 기준이 얼마나 허약한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이러한 것들에 얼마나 무뎌질 수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그들의 정서와 윤리를 좀비처럼 마비시킬 수 있는지 경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소셜 미디어의 반짝이는 외면 뒤에 숨겨진 잔혹한 진실을 직시하게 됩니다. <우리가 본 것>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디지털 플랫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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