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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 장회익
  • 19,800원 (10%1,100)
  • 2019-09-20
  • : 834



물리학자 장회익 저자를 2014년에 읽은 책 <공부 이야기>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었는데, 그 책을 읽으면서 당시에도 멋진 분, 대단하신 분 엄지 척!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평생 앎을 추구하는 삶을 몸소 실천하고 계신, 학문도둑 장회익 저자. 이번에는 어마어마한 대작을 만났습니다.


동양 고전과 현대 물리학을 아우르며 지혜의 역사를 다룬 책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철학을 잊은 과학에게, 과학을 잊은 철학에게' 부제처럼 철학에서 자연과학이 분리된 후 좁은 분야 외에는 문외한이 되어버린 현재의 협소한 학문을 꼬집고 있습니다.


이 책은 앎을 추구하는 자세를 보여줍니다. 자연철학이란 무엇인지, 진정한 앎의 추구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물리학자의 시선으로 동서양 과학을 오가며 들려줍니다. 이 과정에서 심오한 내용을 열 개의 그림과 도식으로 표현해 핵심을 간결하게 전달하는 곽암의 <심우십도>와 퇴계의 <성학십도>의 구조와 형식을 가져와 인류 지성사의 주요 과정을 소개합니다.


소를 찾아 나선 구도자의 이야기를 다룬 우화 <심우십도>가 앎의 지평을 넓혀간 역사 이래 열 가지 결정적 장면을 담기 적당했기에 전체적인 흐름은 심우십도의 이야기와 함께 진행됩니다.


진리를 상징하는 소. <심우십도>의 1장은 소를 찾아 나서는 장면인데 이는 진리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뜻합니다. 첫 그림에 해당하는 역사적 인물로 소개된 이는 조선시대 여헌 장현광입니다. 그가 18세에 쓴 <우주 요괄첩>은 우리나라 근대 학문의 기점이 되었다고 합니다. 온 생애를 바쳐 공부할 내용들의 줄거리를 정리한 공부계획서와도 같은 이 책은 참이치를 추구하는 기본자세를 배울 수 있습니다.


열 단계마다 결정적으로 기여한 역사적 인물을 소개합니다. 데카르트와 뉴턴, 아인슈타인, 슈뢰딩거 등 과학사의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이 줄줄이 등장합니다. 그들이 지녔던 문제의식을 살펴보며 궤적을 따라갑니다. 어떤 계기로 어떤 사람들에 의해 어떻게 마련되었는지 역사적 사실과 주요 핵심 내용을 들려줍니다.


소를 찾아 나선 구도자가 소를 발견하고 포획해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심우십도>의 줄거리와 과학사의 주요 장면들이 잘 들어맞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자연철학이라는 제목을 보고 일반적인 철학사를 생각하고 접한 독자도 많을 것 같아요. 저는 과학사를 읽는 느낌에 가까웠어요. 고전역학,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엔트로피 등 물리학 개념이 쏟아집니다. 문과 출신이라면 당황할법한 수식도 가득합니다.(저자는 최소한의 수학적 언어를 사용했다고 하시지만). 물리학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독자에게는 이 책이 결코 수월하게 읽히는 책은 아닐겁니다. 고전과 철학자들이 등장할 땐 오히려 반가울 지경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들어봤던 과학을 이런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거구나 하는 경이로움에 감탄하게 되더라고요. 완독 도전 의욕도 불러일으키고 말이죠. 과학을 공부하려는 이들에게는 앎의 자세와 방향을 잡아주는 훌륭한 가이드가 될 것 같습니다. 과학을 전문적으로 접하지 않지만 교양 수준의 과학서가 살짝 심심한 독자에게는 좋은 자극제가 되겠고요.


인간이 자연의 기본 원리를 파악하고, 다시 인간을 이해하게 되면서 온전한 앎으로 이어지는 탐구의 과정을 보여준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과학과 철학의 본질적 물음을 제기하며 사유를 통해 앎의 의미를 일깨우도록 하는 책입니다. 한마디로... 제대로 공부해! 라고 손수 보여주신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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