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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자들과 함께 나란히 걸어가기
비료 지기
-정창교 (안동 대곡분교 3년)

아버지하고
동장네 집에 가서
비료를 지고 오는데
하도 무거워서
눈물이 나왔다.
오다가 쉬는데
아이들이
창교 비료 지고 간다
한다.
내가 제비 보고
제비야,
비료 져다 우리 집에
갖다 다오, 하니
아무 말 안 한다.
제비는 푸른 하늘 다 구경하고
나는 슬픈 생각이 났다.
-1970

가끔 내가 무겁다 싶음 들춰보는 책 있거든 
일하는 아이들(이오덕), 아이들 시를 담은
그 책 속에 든 시들 중에
비료 푸대를 지고 가는 아이가 나오는 시 있지
초등학교 3학년 애가 제 몸집에 비해 
너무 너무 무거운 비료를 지고 가면서
제비한테 좀 져달라 하지만
안 져주지 못 져주지 제빈데 제비니까
근데 갑자기 아이가
제비는 푸른 하늘 구경 다 하고
그런 말을 하는데 
무거움과 슬픔이 그냥 무겁고 마냥 슬프지 않지
부러움과 설움이 끼니까 그럴까,
불쑥 푸른빛이 드리우는 거 있지
지고 가는 이들 위엔 푸른 하늘이 있어
그 하늘을 다 구경하는 제비가 되었다가
아이로 되돌아온 한 아이를 만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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