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때보다도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한 시점에서 읽은 책.
롤프 도벨리의 글은 쉽게 읽히면서도 내용이 알차다.
다음에 '스마트한 생각들'과 '스마트한 선택들'도 사서 볼 것!
p47 매체는 미묘하고 복합적이며 추상적인, 전개가 더디며 정체가 잘 드러나지 않는 은밀한 내용들은 조직적으로 감춘다. 그 결과 이 정보들은 뉴스 소비자인 우리의 시야에서도 사라진다. 우리의 삶과 관련 깊고 세상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내용이 추상적이고 복합적인 정보들 속에 담겨 있더라도 말이다.
책 맨 뒷면 언론은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는 사진과 이야기를뉴스로 만들어낸다. 복합적이고 추상적인 것들은 감춰지고, 시야에서 사라진다. 세무서에서 일하는 한 직원의 잘못으로, 백만 유로의 손실이 발생한 사건을 예로 들어 보자. 언론은 모두 이 직원의 사생활을 집중적으로 조명할 것이다. 성장 배경이 어떠한지, 그런 행위를 벌인 동기가 무엇인지, 현재 심경이 어떠한지, 낱낱이 파헤칠 것이다. 그러나 초점은 잘못 맞춰졌다. 이 사건에서 중요한 문제는 해당 직원의 사생활이 아니라, 세무서의 위기관리 구조와 경영문화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삶과 직결된다. 기만행위를 가능케 하는, 허술한 위기관리 구조 및 경영문화는 계속해서 또 다른 사기꾼을 낳을 것이다.
p 56-57 (학습된 무기력) 뉴스의 대부분은 당신의 손이 미치지 않는 것을 다룬다. 테러리스트들이 폭탄을 터트리든, 어느 섬에서 화산이 폭발하든, 사하라 사막의 기근으로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든, 미국의 대통령이 허무 맹랑한 트윗을 날리든, 난민들의 물결이 가속화되든, 애플이 새로 출시하는 기기에서 이어폰 단자를 없애든,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시험 결과를 조작하든,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결별하든 이 모든 것은 당신의 통제 밖에 있다. 뉴스로 보고 듣는 것들 중에 당신이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소식은 거의 없다.
뉴스는 우리가 바꿀수 없는 것들, 즉 통제 밖에 있는 소식들을 연신 전하며 우리를 수동적으로 만든다. 우리가 우울과 절망 그리고 염세주의에 빠질 때까지 몰아붙인다. 우리는 온갖 사건과 사고에 개입해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럴 수 없다. 우리에게는 부양할 가족이 있고, 우리의 시간은 한계가 있으니 말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화산 폭발과 테러리스트의 폭탄을 어떻게 막으며 사람들을 구한단 말인가? 재난 뉴스를 소비하는 우리는 이에 맞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