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가보지 못한 길

바쁠수록 딴 짓


이 제목 분명히 언젠가 제목으로 쓴 적이 있었다. 게시물의 제목이었는지, 소제목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 쓴 적이 있었다. 어쩌면 한 번이 아닐지도 모른다. 내가 쓰는 이야기들은 특정한 시기에 따라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했던 이야기, 익숙한 이야기를 다시 해도 사실 크게 상관은 없다. 어차피 이 서재를 방문해 이 재미없고 길기만 한 글을 읽는 이는 거의 없을 테니까.


암튼 어제와 오늘은 엄청 바쁜 날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나는 바쁠수록 자꾸 딴 짓을 한다. 얼른 일을 마치고 딴 짓을 해도 될 텐데 말이다. 이 놈의 버릇이란 참 고약하기 짝이 없다. 어쨌거나 몇 건의 급한 일들 중에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더 높은 일 한 두 건을 마치고 잠시 머리를 식힌다는 핑계로 알라딘 서재에 들어왔다. 최근 한동안 북플도 거의 열어보지 않았었다. 아니 열어볼 여유가 없었다.


최근에 여러모로 상태가 좀 많이 안 좋았다. 한창 바쁜 때인데, 자꾸만 몸과 마음이 아프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평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즐기는 편이었는데, 지난 며칠은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다 귀찮았고, 자주 만나던 친구들에게 연락이 와도 그냥 다음에 연락하자고 답했다.


여러가지 사회적인 상황과 그에 따른 한계를 깨닫게 만드는 일들이 1차로 마음을 무너뜨렸고, 그 다음에 개인적인 상황들이 뒤이어 2차로 몸과 마음에 무겁게 내려 앉았다. 아마도 스트레스 때문일텐데, 가끔 나타나던 관절 통증과 얼굴 통증이 동시에 찾아왔다. 이렇게 통증들이 찾아오면 다른 생각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고통을 피하기 위해 진통제를 찾을 수 밖에.


지난 봄은 나 라는 사람의 한계에 대해 많이 깨닫고 생각하는 날들이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뭘 할 것인가? 모르겠다. 답을 찾지 못하고 그저 다람쥐 챗바퀴 도는 듯 정신 없이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이 싫었다. 하루하루 소중한 시간을 흘려 보내는 것이 한심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아, 시간을 보니 정말 이러고 시간을 보낼 상황이 아니네. 일단 오늘은 얼른 일을 해야겠다. 딴짓을 한 만큼 집중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날지도 모른다. 집중하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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