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궤적>을 읽으며 지난날 나를 거쳐 갔던 한때 ‘친구’라고 불렀던 이들을 떠올려 보는 시간- ‘참회’도 아니고, ‘고운 추억’도 아닌 감정의 실타래들을 가늠해 보았다.
‘나’는 서른 초반의 나이에 프랑스로 어학연수를 간다. 주변에선 모두들 그런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하거나 모두가 안정을 찾아가는 시기에 그렇게 인생을 낭비하다가는 결국 낙오자가 될 거라고 말했는데, 그렇게 말하지 않은 최초의 한국 사람이 바로 그 언니였고, ‘나’는 그런 언니가 좋았다. 그러나 모든 인연이 그렇듯 특수한 (프랑스) 상황에서의 인연은 맥락이 달라지면 입장도 달라진다. <여름의 빌라>도 그렇고 그런 결을 모두 잘 살려낸 작가의 문체가 나는 참 좋았다. 다른 작품들도 그랬다. 좋았다는 점을 이렇게 강조를 하게 되는 이유가 있는데, 부모독서동아리에서 이 책을 추천하고 함께 읽었는데, 나를 제외한 모두가 조심스러워하는 특유의 문체가 자신들과 잘 맞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찡해져서 중간중간 멈추기를 여러번 했구만. 독서모임 2년만에 처음으로 이 모임에 대해 회의적인 마음이 들었;;; 이 작품은 이러이러해서 요러요러한 부분이 마음에 쏘옥 들어오더라고요 등등 말하고 있는데 혼자만 열을 올리고 다른 이들의 냉담함이 느껴졌달까! 줌이라서 공기를 못 읽었을 수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