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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방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가 김영하씨가 오랜만에 작품을 내놓았다. 그동안 그가 보여준 작품들과는 다른 스타일의 소설이었다. 경쾌하면서도 그의 상상력이 보여주는 혀를 찌르는 날카로움이 그동안 작품의 주류였다면 <검은꽃>은 무게가 있으면서도 결코 무겁지 않는 분위기를 풍긴다.

1905년 조선에서는 더 이상 살아가야할 희망을 얻지 못한 다양한 사람들이 일포드 호를 타고 멕시코로 건너가기전까지 배 안의 모습도 참으로 재미있다. 반상을 뛰어넘어 어쩔 수 없이 한 공간안에서 지내야 하는 사람들과 그 안에서 신분의 벽을 넘어 사랑의 모험을 감행하는 남녀..

그들이 도착한 멕시코는 배 안에서 그들이 경험한 상황보다 훨씬더 끔찍하다.노예노동자로 전락해버린 걸 알았지만 이미 늦어버린 순간이다. 끔찍하고 비참한 상황속에서도 그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고국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는 희망보다는 보다 현실적인 노예노동자로 벗어나 자유로운 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그들은 그곳의 삶을 견디어낸다.

멕시코에 처음으로 자리를 잡았던 그들의 후손들은 지금 과연 어떤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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