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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 소설 보다 : 가을 2025
  • 서장원.이유리.정기현
  • 4,950원 (10%270)
  • 2025-09-11
  • : 12,701

"한국이랑 일본 사이엔 과거가 있잖아." 히데오의 이야기는 늘 그렇게 끝났고, 그러면 우리는 연극이나 학교 생활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를 바꾸곤 했다. 만약 시간을 되돌려서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아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과거가 있고 그것은 전혀 청산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그 죄를 히데오가 감당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30쪽, 히데오)
이제 히데오는 그를 찾는 인터뷰마다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의 레퍼토리는 늘 비슷하다. 어렸을 때 일본에서 자랐으며 그곳에서 심각한 이지메를 당했다고 고백하고, 그래서 한국으로 이주하여 보낸 학창 시절이 소중하다고 강조한다. 일본에서도 한국인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았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전한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나는 이제 더는 히데오가 아닌 히데오를 히데오라고 부르곤 한다. (38쪽, 히데오)
나는 아래쪽을 내려다보았다. 사람이며 나무며 모든 것이 엄청나게 작게 보였다. 까마득히 높구나. 여기서 떨어진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멈출 수 있다면, 당장 지상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중략) 안 죽어. 안전 바가 있잖아. 안 죽을 거 알면 그냥 재밌는 거지. 몇 번이고 떨어져도 안 죽는다고. (88-89쪽, 두정랜드)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승주는 늘 결백했다. 무엇에서든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나를 속이지 않는 것, 그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요행은 금물. 바라지도 않는 편이 좋다. 오직 최선을 다한다. 그것이 승주가 생각하는 진실이었다. 승주는 나를 속이는 길과 속이지 않는 길, 그 갈림길 앞에 설 때마다 이 명제를 되새겼다. (122-123쪽, 공부를 하자 그리고 시험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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