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덕의 「우리글 바로 쓰기1」은 ‘바로 잡은 한국어 표현사전’이다. 「우리 문장 쓰기」와 내용에 차이가 많지는 않지만, 자세한 보기를 들고 있어 언제고 읽어 보고 싶은 책이었다.
우리글을 바로 쓰기위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들어온 말 걸러내기이다. 들어온 말을 쓰면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끼치고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깨뜨린다.
또 말이 어려워 이해가 어렵고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 이유는 들어온 말이 거의 중국글자말, 일본말, 서양말인데 지배층이 피지배층과 차별을 꾀한 말이기 때문에 말이 권위적이고 억압적이기 때문이다. 중국글자말은 쉽게 쓸 수 있는 말을 굳이 어렵게 하거나, 우리말이 된 중국글자말 이더라도 틀리게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적’, ‘-화’하는 식으로 뜻을 대충 얼버무리는 경우가 많아 이해가 힘들다. 일본말은 우리말법과 비슷하여 이상한 토씨를 써서 무늬만 우리말로 만들고 피동형동사를 써서 의미를 애매하게 한다. 서양말은 번역투말을 우리말법처럼 쓰고 서양말을 일상으로 쓰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그러면 우리말 바로 쓰기는 어떻게 실천할까? 해결방법은 크기 세 가지로 요약하여 실천할 수 있다.
1. 입으로 하는 말로 글을 쓰자.
2. 진실하게 쓰자.
3. 모든 사람이 글을 쓰자.
첫 번째 주장은, 되도록이면 쉬운 말로 글을 쓰자는 얘기다. 글을 대부분이 배웠다는 사람들이 쓰고, 다른 사람들과 차별되는 특성을 만들기 위해 남이 알아듣지 못하는 글들을 쓴다는 것이다. 이런 부류의 영향력으로 입으로 하는 말과 글로 하는 말에 많은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 번째 주장은, 머릿속에서 지어낸 글이 아닌 삶 그 자체를 솔직하게 쓰자는 말이다. 억지 문장을 쓴다거나 상투적인 문장으로 멋을 내서 자신의 정직한 목소리를 잠재우지 말자.
세 번째 주장은, ‘글 쓰는 일은 배운 사람만 하는 것이다’하는 고정관념을 버리자는 얘기다. 글도 말과 마찬가지로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책상 앞에만 앉아 관념에 물든 사람보다 노동현장에서 삶을 느낀 사람들의 글이 더 마음 와 닿는다.
결국 세 주장 모두 편의상 구분에 놓았지만 연관된 얘기들이다. 글을 일부 계층만 쓰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쓴다면 글이 평등해져 쉬워지고, 글이 쉬워져 농민․노동자 계층도 글쓰기에 참여한다면 말법과 글법이 다르지 않고 글이 깨끗해져 바른 글쓰기로 이어진다하는 말이다.
이오덕씨의 글을 처음 접했을 때 책장이 정말 빨리 넘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순수한 우리말이 해석이 안 될 때 빼고는. 문장이 쉽고 길게 늘어지지 않아서 이해하기 편했지만 굳이 쓰지 않아도 될 어려운 말은 쉽게 풀이말로 써놓아서 일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글쓰기를 생각하고, 책을 읽으면서 글쓰기를 생각하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문제인지 책이 문제인지 책장이 넘어가지 않은 경우가 있다. ‘-화’, ‘-적’ 하는 말은 전문서적에 많이 나오는데 읽어도 기억도 안나고, 나 또한 잘 알지 못하는 것을 억지로 설명할 때 이런 투로 글을 쓴 기억이 난다. ‘-에서의’와 ‘-에서’의 차이가 뭔지 고민하다가 그냥 잔적도 많았다. 특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보면 이런 식의 글쓰기는 대상을 제대로 알지 못할 때, 억지로 늘려 쓰기, 내 생각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본 내용을 무작정 베낄 때 대충 얼버무릴 때 쓴다. 이오덕씨의 말대로 쓸 말이 없으면 쓰지 말 일이다. 글을 쓸 때 가끔 생각하는 것이지만 ‘지침’과 같은 말을 사용하지 않으면 남들이 못알아들을가 걱정이 들기도 하고 잘못된 말들이 오히려 익숙해서 바른 말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영어도 제대로 못하면서 굳이 쓰지 않아도 될 영어를 우리말인 것처럼 쓴다던가 하는 사람을 보면 똑같이 써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될 때도 있다. 우리말 특성에 맞게 맞춤법을 고치듯이 우리말 쓰기에도 바람직한 글쓰기 연구가 계속 되었으면 한다. 이 책은 사전처럼 끼고 볼 필요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