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계속해서 쓰는 존재

가끔씩 책방에 찾아오는 반가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반가운 사이라고 하면 별도의 인사를 나누지 않아도 부담이 없음에도 커피믹스로 만든 커피를 내놓는 것은 예의가 없어 보입니다. 커피숍이 멀리 있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그럴 수 있다고 하겠지만 바로 건너편에 있으니 더욱 그렇습니다. 화려하지도 않고 누추하지도 않은 적당히 자그마한 커피숍입니다. 그럴 땐 건너편 커피숍에서 커피를 주문해서 마십니다. 적어도 찾아오는 사람에 대한 사람값을 할 수 있어 다행한 일입니다. 커피숍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커피 향이 정말이지 달콤합니다. 커피 향과 커피숍의 분위기가 함께 녹아들어 나도 모르게 그 맛을 음미하게 됩니다. 커피 냄새가 정신까지 스며들 정도여서 혼란한 마음이 훨씬 감미로워집니다.


그러고 보니 정보의 맛있음이란 말을 음미하게 됩니다. 우리가 맛을 느끼는 것은 일차적으로 미각에서 비롯됩니다. 보통 미각은 음식을 먹고 마시는 입 안에서 생겨나 온몸으로 퍼집니다. 그런데 어떤 음식에 맛깔스러운 이야기가 첨가되었다고 하면 이러한 음식은 예사롭지 않습니다. 같은 음식이라고 해서 사람마다 맛이 똑같을 수 없습니다. 더더욱 추억이 깃든 맛을 잃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셔서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던 음식을 먹을 수가 없습니다. 달리 말하면 어머니 덕분에 그 음식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만든 음식은 아픈 곳을 치료해주고 막힌 곳을 뚫어주었습니다.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시간 동안 뜨끈한 된장찌개 먹을 때의 깊은 맛을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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