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의 이유로 섬에 모인 9명. 그곳엔 섬 전체를 날릴 폭탄이 설치되어 있다. 이윽고 첫 번째 살인이 벌어지고 정체를 숨긴 범인의 메시지가 발견된다. 3일간 섬을 떠날 수 없다. 범인을 찾으려 하지 마라. 외부에 신고하지 마라. 등 열 가지 규칙이 적혀있고, 하나라도 어길 시 폭탄 스위치를 누르겠다고 경고한다. 생존자들은 공포 속에서 범인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살인은 계속되고 범인은 더욱 기괴한 지시를 내린다.
'방주'로 역대급 반전을 선사했던 유키 하루오의 신작 '십계'는 작가의 성서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다. 이번에는 섬 전체를 날려버릴 폭탄 스위치를 쥐고 있는 살인마와의 심리 게임이다. '방주'가 살아남기 위해 범인을 찾아야 했다면 이번에는 살아남기 위해 범인을 찾지 않아야 한다. 범인 찾기에 조금이라도 접근한 사람들은 모두 죽는다. 그리고 그때마다 살인마는 메시지를 남긴다. 이 이상 범인을 찾으려 시도하지 마라!
이번에도 전작만큼이나 독특한 설정과 많은 미스터리를 깔고 간다. 과연 범인의 목적은 무엇이며, 기묘한 열 가지 규칙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해서 책장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생존자들에게 지극히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아주 작은 단서 하나로 어마어마한 논리적 전개를 펼치는 라스트 추리 파트는 엘러리 퀸을 보는 듯한 짜릿함을 선사한다.
'방주'의 작가답게 최후의 반전도 놀랍다. 틀림없이 책을 다시 읽게 될 것이다. 게다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작가는 독자를 위한 깜짝 쇼를 보인다. '방주'를 먼저 읽고 '십계'를 읽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