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관심을 갖고 뉴스를 본다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끔찍한 성범죄 뉴스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끔찍한 일이다. 그런 뉴스에 분노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혹시 '꽃뱀'은 아니느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임에도 말이다. 피해자도 원했던 게 아니냐며 비난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사람들 생각이 났다. 이 책을 읽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작가는 유명 R&B 가수인 R.켈리의 아동 성범죄 사건에서 이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고 말하면서도, 그 사건을 묘사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패턴의 성범죄와 대중들의 반응, 기업들의 묵인이 어디 한 사건의 일이겠는가? 권력을 가진 이에게 성범죄를 저지르는 일은 너무나도 간단하다. 수많은 사건들이 떠오른다. 이미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인챈티드가 있고, 그들을 지켜 주지 못하고 있다.
슈퍼스타의 달콤한 말들을 청소년 여성이 사랑으로 착각하기는 너무 쉽다. 하지만 착각했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인챈티드들에게, 꼭 말해 주고 싶다. 네 잘못이 아니라고.
이 책은 특별히 미려한 문장을 갖고 있지도 않고, 치밀하게 짜여진 서스펜드를 자랑하고 있지도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이 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그루밍 성범죄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 주고 있어서, (정말 없기를 바라지만 만약) 그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이 처한 상황을 판단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동시에 어른들도 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한 아이가 이러한 그루밍 성범죄에 노출됐을 때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어떠한 말이 2차 가해인지 깨닫게 해 줄 테니까 말이다.
<팡쓰치의 첫사랑 낙원>의 한 구절을 인용하고 싶다. 넌 선택할 수 있어. 이 세상에 소녀를 강간하며 즐거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모르는 척 살 수 있어. 팡쓰치라는 아이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 모르는 척 살 수 있어. 하지만 넌 그걸 기억할 수도 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