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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권 중산층
  • 구해근
  • 18,000원 (10%1,000)
  • 2022-11-15
  • : 1,001

오랜만에 사회과학 도서를 읽었다. 구해근 교수의 <특권 중산층>은 세계화를 거치며 새로 등장한 신흥 상류 중산층이 대한민국 사회의 양극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고, 미쳤는지를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은 내가 평소 막연히 생각만 하던 개념을 정확한 통계와 최근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구체화시켜 주는 책이었다. 한국 사회의 계층 분열은 상위 1% 대 하위 99%로 나눌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상위 1%는 아니지만 부유한 생활을 영위하며 해외 유학, 명품 소비, 주기적인 해외 여행 등을 누리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는 반면, 일반적인 통계 기준으로 중산층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에 급급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같은 층위에 놓고 보는 것은 명백한 통계의 오류이다.

대한민국의 부는 점점 더 상위 계층에 집중되고 있다. 부유한 자들은 더 부유해지며, 가난한 자들은 더 가난해지거나, 가난하지 않았던 자들이 가난해진다. 언제나 중산층이 될 수 있었고,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1980년대와는 달리 2020년대는 언제든지 미끄러질 수 있다는 불안이 팽배한 사회가 되었다. 1990년대생들은 이러한 현실을 비관하여 미래를 꿈꾸는 대신 오마카세, 호캉스, 가까운 해외 여행 등으로 대표되는 상류 중산층의 소비를 모방하고, 결국 이러한 모방 소비는 부를 축적하는 것을 어렵게 해 계층을 공고히 하고 있다.

중산층의 불안은 사회의 불안으로 이어진다. 중산층에서 추락해 하위층으로 전락할 것 같다는 불안이 팽배한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없다. 우리는 이 불건강한 사회를 다시 건강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 정치사회적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계급사회를 공고하게 만드는 정치적 행위에 반기를 들고, 불평등한 사회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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