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내 인생은 진행중
  • 살인 플롯 짜는 노파
  • 엘리 그리피스
  • 16,200원 (10%900)
  • 2022-12-23
  • : 584


이 책의 저자 엘리 그리피스의 본명은 도메니카 데 로사. 1963년 영국 런던 태생으로, 범죄 소설을 발표하면서 엘리 그리피스라는 이름을 사용하였다. 이전에 읽은 <낯선 자의 일기>와 비슷한 시기에 발표한 이 책 역시 범죄 소설이고, 범죄소설이라고는 하나 그리 무겁고 잔인하지 않은, 그러나 긴장과 재미를 주는 작품이라는 점도 비슷하다.

주인공은 90세 노인 페기 스미스. 그러나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바로 이 노인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는 90세 노인이라고는 하지만 단순히 요양원에서 늙어가는 노인이 아니라 사람들을 관찰하기 좋아하고 범죄 소설을 열심히 읽는 취미가 있다. 특히 살인 플롯을 구상하여 기성 추리소설가들에게 살인 플롯을 제공함으로써 작가들의 책 앞에 감사의 글에 자주 언급되기도 하는 그런 노인이었다. 노령이긴 하지만 특별히 건강에 위험한 징후도 없었는데 어느 날 자기 방 의자에 앉아 죽은 채 발견된다. 이 소설의 시작이다. 페기 스미스의 죽음을 처음 발견한 것은 그녀를 돌보던 간병인 나탈카이다. 죽음의 원인은 표면적으로는 협심증에 의한 자연사이긴 하지만 사후에 그녀의 방을 정리하면서 발견한 몇가지 단서들을 보고 나탈카는 단순 자연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페기 스미스와 친분이 있던 몇몇 주변 인물들의 도움을 요청하며 나탈카는 페기 스미스의 죽음을 파고들고자한다. 이후 페기 스미스의 도움을 받아 살인 플롯을 작품 속에 담았던 다른 작가가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페기 스미스의 죽음과 연관성이 있음이 드러나자 과거 페기 스미스의 행적을 따라가보는 수사가 진행된다.

살인 플롯을 작가들에게 제공해 왔다는 노인 페기 스미스란 인물도 흥미롭지만, 이 사건을 헤쳐 나가는 인물도 흥미롭다. 사건 담당 경찰은 <낯선 자의 일기>에서 담당 형사로 등장했던 하빈더 형사가 여기서도 등장한다. 그녀 혼자 임무를 수행하는 대신 여기서는 아마추어 3총사가 활약하는데, 이들의 이력과 성격도 특이하다. 나탈카는 우크라이나에서 온 이민자로서 죽은 페기 스미스의 간병인이었고, 페기 스미스의 요양원 이웃이자 평생 홀로 살아온 노인 에드윈, 수도사로 살아오다가 나와서 카페를 운영하는 베네딕트. 나이, 성, 정체성 모두 따로따로인 이 세 사람과 형사 하빈더의 경험과 장점이 어우러져 사건을 풀어나가는 것을 보는 재미, 숨겨져 있던 페기 스미스의 과거 이력이 밝혀져 가며 사건에 실마리가 풀려가는 재미가 이 소설의 매력이다. 범죄소설이라고만 보기엔 아기자기하고 유쾌하다.

전문 작가도 아닌 한 노인에게서 기성 작가들이 살인 실행의 아이디어를 도움받는다는 설정, 그 노인의 죽음에 이 일이 관련된다는 점이 이 소설을 색다르게 만들었다.

원제는The Postscript Murders. 그대로 직역하면 ‘추신 살인들’, 또는 ‘추신으로 이어지는 살인’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편지나 글의 마지막에 덧붙여진 말 (추신)이 살인을 불러온다는 의미로 본다면 노인이 죽은 방에서 발견된 쪽지나, 작가들의 책에 덧붙여진 말이라고 볼수도 있고, 더 넓게 확장해본다면 postscript를 어떤 기록의 이후로 해석하여 postscript murders를 어떤 기록이나 출판물이 나온후 일어난 죽음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