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번째 공룡 이야기] 아이 첫 공룡 책으로 선물하기 좋은 공룡그림책
얼마 전 넷플릭스에 들어갔다가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이 들어온 것을 보고 홀린 듯이 클릭하였다. 어린이였던 1996년엔 그렇게 멋지고 대단했던 애니메이션이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리마스터링을 했어도 그 때의 전율과 감동은 밀려 들지 않았다. 이상하다. 어릴 적엔 공룡이 왜 그렇게 좋았을까. 유치원 입학하자마자 처음 한 일이 유치원에 있는 모든 공룡 책을 섭렵한 후 공룡이름을 줄줄 외우는 것이었다. 공룡에 대해 가장 많이 아는 시기가 ‘내가 다섯 살 때와 아이가 다섯 살 때’라던 인터넷 유머 사진이 문득 떠올랐다. 그래서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아이에게 처음 이 책을 선물하였다. 미래지식의 어린이 책 브랜드 미래주니어에서 나온 <나의 첫 번째 공룡 이야기>.
전직 초등학교 교사였던 교육과정 디자이너 에린 워터스가 쓰고 쌍둥이 자연주의 미술가인 아닐리사 두란테‧마리나 두란테가 그림을 그렸다. 원서도 한국어 번역본도 2023년 출간한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내가 배우고 알던 상당 부분의 과학 용어와 지식이 바뀌었고, 공룡에 대한 부분도 예외가 아니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자녀가 이 책을 보기에는 어리지만 미리 공부하려 현재 최신 그림책을 찾다가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실사를 보는 듯한 세밀화가 책을 펼쳤을 때 가장 눈에 들어오고 마음에 들었다. 처음엔 공룡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육식‧초식‧바다‧하늘로 공룡을 분류한다. 그 다음엔 코엘로피시스, 헤레라사우르스, 티라노사우르스 등 주요 공룡을 그림과 간단한 설명으로 빠르게 설명한다.
아주 아주 먼 옛날에 살았던, 지금은 없는 동물이다 보니 수많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러나 공룡이라고 마냥 크지만은 않다는 것, 100미터가 넘는 거대한 공룡도 있지만 가장 작은 공룡은 닭 정도의 크기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이 책은 알려준다. 길이 단위를 잘 모르는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닭이나 버스 같은 아이들이 잘 아는 존재에 빗댄다. 그림책이다 보니 수록 공룡도 25종이고 설명이 많지 않지만, 공룡에 대해 입문하는 내 아이 첫 공룡 책으로 충분히 탁월하다. 이 정도가 지치지 않으면서 호기심을 유지하는 최적의 분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첫 장에 ‘이 특별한 책의 주인공은 ______’이라고 이름 쓸 수 있는 칸이 있어 선물하기도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