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를 알다
꿈별 2025/09/1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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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크라테스의 변명 : 소크라테스, 법정에서 진리를 말하...
- 김철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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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 - 2025-07-05
: 588
소크라테스는 '4대 성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우러르고 본받을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정작 내가 소크라테스를 존경하거나 본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그것은 내가 그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를 만날 때가 되었다.
이번에 만난 책은 <소크라테스의 변명>과 <크리톤>을 기반으로 재구성되어 청소년이 읽기 쉽게 만들어진 책이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나눈 이야기이며, <크리톤>은 사형 판결을 받은 후 친구 크리톤과 나눈 대화를 그린 이야기다. 따라서 이 책은 소크라테스의 최후를 각본 형식으로 만든 책이라 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인간 그 자체를 철학 문제로 탐구한 최초의 철학자다. 그는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오히려 아테네 시민들이 자신을 보호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변론한다. 그는 그저 사는 것이 아니라, 훌륭하게 사는 것, 언행일치의 삶을 추구했다. 현재의 민주주의가 유지되는 것은 성숙한 민주시민의 힘인 것과 일맥상통하는 삶은 2300년 전 한 사람이 살고 있었던 것이다. 비록 그가 살았던 시대에는 성숙한 시민이 적었는지 그의 삶은 빨리 끝났지만 과거가 현재를 구원하듯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소크라테스의 삶에 주목해야 한다.
그에게 내려진 사형 판결에 대한 생각이 흥미롭다. 비록 국가가 자신에게 잘못된 판단을 하더라도 국가에서 살아온 사람은 국가의 법과 전통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과 제도가 제대로 시행될 때 민주주의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소크라테스가 살던 시대는 소크라테스를 품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민주주의 정신을 대중에게, 제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희생을 감수했을 것이다. 친구와 제자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주목하는 중에도 목숨보다 더 지켜야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의 죄목은 아테네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국가가 정한 신을 믿지 않는다는 ‘국가 반역죄’다. 소크라테스가 한 것은 질문뿐인데 정작 질문에 대답을 하는 사람 스스로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이다.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들이 절대적 기준 없이 그럴듯한 말로 아테네 사람들을 타락시킨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다수의 소피스트들에게 미운 털이 박힌 것이다. 그가 지혜로운 사람을 찾아다니며 질문을 해서 아는 게 없다는 것을 들추어내니 많은 사람들이 소크라테스를 미워하게 되었다. 그들은 자신을 돌아볼 생각은 하지 화부터 냈다. 화를 풀 대상은 화를 내게 만든 소크라테스다. 그가 죄인이 되어야 내가 죄인이 아닌 것이다. 그런 소피스트들에게 진정한 지혜는 ‘내가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이라 주장하니 얼마나 죽이고 싶었겠는가!
소크라테스는 법정에서 아테네 시민들에게 “그대들은 돈과 명예와 명성을 쌓아 올리면서 어째서 지혜와 진리와 영혼을 선하게 하는 일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부끄러워하지도 않는가?”라며 일침을 가한다. 그는 뻔뻔하게도 자기 자신이 신이 아테네 시민들에게 보내준 선물이라 주장한다. 자신은 ‘아테네에 보낸 쇠파리’이기 때문에 말에 붙은 쇠파리처럼, 온종일 여러분을 귀찮게 붙들고서 설득하고 충고하고 꾸짖는 것이라 말했다.
그는 정의를 위해 싸우는 사람은 나랏일을 맡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 대목이 참 공감되었다. 멀쩡한 사람도 정치인이 되거나 직장에서 정치를 하기 시작하면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말재주만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중 앞에 서면 자신이 왕이 된 것 같아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모습을 수없이 봐왔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죽음으로 국법의 존엄성을 보여줬다. 크리톤이 탈옥을 권했지만 그는 끝까지 우스꽝스럽지 않았다. 아마도 현대에 이런 삶을 살았다면 호구에 또라이라고 손가락질 받았을 것이다. 그는 단숨에 독이 든 잔을 들이켰고 죽음을 맞이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죽음은 계속 논란이 되었고 시간이 지나 아테네 시민들은 그의 죽음을 후회했다. 그가 남긴 것은 제자들이다. 중고등학교 윤리시간에 가장 처음 나왔던 그 ‘플라톤’이 그의 제자다. 플라톤은 정치인의 길을 가지 않고 철학자가 되었다. 그리고 2300년간 인류에 영향을 주고 있다. 과거가 현재를 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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