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마루' 라는 이름의 게스트하우스. 우미카의 아빠가 운영하는 곳으로 숙박객으로 있던 겐키와 잇큐가 오래 머물면서 스태프로 같이 일한다. 에메랄드그린색 바다가 펼쳐지는 미야코섬에 위치한 이곳의 야자나무와 카약 여러 대, 해먹이 걸려있는 테라스의 풍경 속에 사는 우미카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도쿄에 미술대학에 갈 꿈을 꾸는 초등 5학년의 소녀다.
우미카의 아빠는 고양이 카페 이야기를 듣고는 차별화 전략으로 개미핥기를 키워 '개미핥기 하우스'를 만들겠다며 신이 나있다. 그러다가 우미카가 유튜버에 대해 이야기하자 급 전략을 바꿔 유튜버를 하겠다고 한다. "아빠가 또 재미있는 일을 시작할 것 같네"(p40) 라는 주변 사람의 이야기에 우미카는 "잘 흘러갈 리가 없어요" 라고 한숨을 쉰다. 과연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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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카의 아빠, 유고는 유튜버로 유명해지려고 갈수록 수위가 높은 영상을 올린다. 다들 지나치다고 하는데도 그는 꿋꿋하게 더 자극적인 영상을 만든다. 돈이 목적이 아닌 듯 한데, 유고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일까. 이야기는 비뚤어진 간판의 허름한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유고가 예전에 도쿄로 상경해 무명 코미디언으로 지낸 과거, 그리고 지금 유튜버로 성공하기 위해 벌이는 위험천만한 현재의 에피소드가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 겐키의 말대로 아빠는 리액션이 특기다. <중략>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아빠는 대활약했다. 혹독한 일을 당하면 당할수록 재미가 배로 늘었다. 어떤 일이든 아빠는 진심으로 저항하고, 진심으로 화를 내고, 진심으로 몸부림치고, 진심으로 아파했다. 그 모든 순간이 재미있었다. - p154
역자는 '이 작품은 앞에서는 큰 웃음을 주고 뒤에서는 큰 감동을 준다' 라고 전하고 있다. 우미카가 아빠에 대해 '허술하고 흥이 넘치는 사람' 이라고 말한 것처럼 아빠와 관련된 일들은 온통 웃게 만든다. 그러나 유고의 과거와 그가 유튜브를 하고자 했던 이유, 유이마루에 관련된 사람들의 사연, 그리고 우미카의 이야기가 서로 엮이며 코끝을 시큰하게 만들고야 만다.
📘 유고 씨의 그 한마디를 듣고 저는 참을 수 없이 기뻤어요. 피가 이어져 있기만 하고 아무것도 통하지 않는 가족이 아니다. 서로를 진심을 다해 믿고 이해하는, 진정한 가족이 나한테도 생겼구나 하고 말이죠. 그리고 가족에게는 '다녀왔습니다' '잘 다녀왔어?'라는 말을 나눌 수 있는 집이 필요해요.- p340
서투르지만 진심을 다한 유고의 애정, 그런 유고의 사랑을 듬뿍 받고 역시 따뜻한 심성으로 자란 우미카의 모습에 감동하고, 유고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바다 해에 향기 향자를 쓰는 '우미카'라는 이름의 유래와 오키나와 사투리로 '돕는다'라는 의미를 가진 '유이마루'라는 게스트하우스의 이름이 서로 맞물릴 때 그 감동은 더욱 커진다.
제목이 스포인 책도 있지만, 제목이 트릭인 책도 있다. 이 책은 내게 있어 후자의 경우였다. '유투버' 라는 단어에 꽂혀 한 유튜버의 엉뚱한 일상만을 상상하며 방심했다가 후반부에 눈물샘을 자극받았다. 책을 덮고나니 눈 앞에 미야코 섬의 바다가 펼쳐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