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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리치오소의 서재
  • 괴물 부모의 탄생
  • 김현수
  • 15,120원 (10%840)
  • 2023-09-25
  • : 1,800

괴물 부모를 이해하면 현실을 조금 감내하기 편할까 싶어 이 책을 읽어 보았으나, 언제부터였는지 가늠도 되지 않는 이 무겁고 참담함을 더 견디기가 어려워졌다.

개학한지 이틀째인데 벌써 입술이 퉁퉁 터서 피곤을 호소하는 동료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니, 1학년 반배정 명단과 함께  ‘어머니가 민감하심’이라는 메모를 함께 받았다고 한다. 특수아동, 쌍생아 등 특정 학생의 최소 정보만이 진학 학년, 다음 담임교사에게 전해지는 경우는 드물게 있어도, 입학도 하지 않은 학생 어머니의 정보를 담임교사에게 전달하며 잘 모시라(?)는 발주하는 사태를 맞이하고 나니, 오늘날의 대한민국의 학교가 정상인가. 말문이 턱 막혀, 동료와 ‘대체 언제까지 올해도 또 괴물 부모를 만나게 되지는 않을까 복불복의 기분으로 직장에서 두려워 해야 할까’ 한숨섞인 넋두리를 나눴다.

본서를 읽고 하나 분명해진 것이 있다면, 괴물 부모를 위해 이렇게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감수하는 게 옳은가 하는 점이다. 2부의 분석 내용을 보고 솔직히 몇 년 전 사이코 패스와 같은 범죄자를 분석한 책을 떠올리게 됐다. 괴물 부모의 탄생은 우리 사회 속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다. 부성애, 모성애를 흉내내며 사실은 부도덕하고 몰상식한 행동을 벌이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사회적인 제재를 가해야 끊어낼 수 있다. 괴물 부모를 아무 제어 없이 수용하도록 학교가 그저 교사 개인의 모든 자원, 심지어 인생까지도 희생하게 만드는 현실에 속절 없이 마음이 무너진다.

3부의 논의를 바탕으로 되도록 많은 사람과 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특히 자기 아이라면 무엇이든 감내할 보통의 학부모들과. 절대적 다수일 그들이 괴물 부모와 그들의 자녀에 의해 선량하고 무해한 보통의 자녀들이 얼마나 학습권을 침해 받고 한 교실 안에서 고통을 받는지, 극소수의 아웃라이어들의 파괴적 행위를 학교에 함께 속해 있다는 이유로 교사 개인과 같은 반 대다수의 무고한 친구들이 감내하고 있는 것이 정말로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들이 편히 살 수 있는 방도를 찾는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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