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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부엉이

인간이 세계의 유한성을 이처럼 절실하게 체감하게 된 것은 아마도 역사상 처음일 것이다. 인간은 저녁마다 스마트 기기의 화면을 통해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100년 전에는 절대로 길에서 마주칠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과 마주하고 있다.- P16
멀리서 타인들을 관찰하면서 인간은 자신의 역할이나 가능성의 레퍼토리 또한 유한하며, 조상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우리가 훨씬 더 서로를 닮은 존재임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기억하듯이 조상들은 온갖 상상의 나래를 충동원하여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 묘사하기를 즐겼고, 그것은 과거의 여행자들을 흥분시켰다.- P16
여기에 더하여 붐비는 인파, 협소한 공간, 어딜 가든 사람들과 맞닥뜨리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우리로 하여금 세계의 유한한 본성을 자각하게 만들고, 나아가 ‘밀실 공포증‘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므로 최근에 우주 여행에 대한 열망, 다시 말해 너무도 익숙하고, 붐비고, 어수선하다고 판명된 오래된 집을 버리고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려는 꿈이 다시금 유행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P19
어쩌면 민주주의의 이상에는 다신론이 좀 더 적합할 수도 있다.-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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