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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하 30주년 기념 도서 세트 - 전3권
  • 김영하
  • 54,000원 (10%3,000)
  • 2025-11-24
  • : 3,116

#빛의제국 #김영하 #복복서가



 

명실공히 문학애호가로서 많은 소설을 읽었다고 자부한다. 물론 지금도 읽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읽을 것이다. 신간 소식이 들려오면 소설 분야부터 살펴보는데 좋아하는 작가의 SNS 계정을 자주 들여다본다. 김영하 작가의 30주년 기념 특별판은 내가 읽지 않은 책이어서 더 좋았다. 단편선과 산문선에 이어 대표 장편으로 『빛의 제국』을 실었다. 아마 작품이 처음 출간되었던 즈음에는 생소하지 않은 주제였을지 모르나, 지금에 읽어보니 생소한 주제임에 틀림없다. 남파 간첩이 주인공인 다소 영화적인 스토리라는 점이다. 물론 최근 TV에서 남파간첩이 주인공인 드라마가 나오긴 했었다. 마치 상상력의 세계인 판타지를 다루는 듯한 소재라고 여겨질 정도다.

 



『빛의 제국』은 남파 간첩으로 살아온 김기영이라는 인물의 하루 동안의 번민을 담은 작품이다. 이십 년 동안 한국에서 살아온 김기영은 어느 날 북으로 돌아오라는 귀환 명령을 받고 돌아갈 것인가, 돌아가지 않을 것인가, 서울 거리를 헤매며 고민에 휩싸인다. 저들과의 인연이 끊어졌다고 여겼으나 누군가는 지켜보고 있었던가. 복귀 명령은 잘못 배달된 편지 같았다. 열다섯 살 난 딸이 있고, 아내가 있는 그가 여기에서의 삶을 정리해야만 한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아내에게 향하는 그의 마음은 어린애다운 면이 있었다. 남편을 아무리 사랑한대도 자유를 버리고 굶어 죽을 수도 있는 북으로 갈 거라고 믿었던 것인가. 사람 사는 데는 다 비슷하니 딸아이를 데리고 가겠다는 표현을 보고는 그는 이상(理想)에 사는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모든 것을 차치하고라도 갈 테면 혼자 가라고 말하는 장마리의 의견에 동감했다.






 

장마리가 여자가 아닌 엄마였음을 깨닫는 장면이었다. 딸아이를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모두 장마리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했던 거다. 가족이란, 더군다나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나 싶다. 물론 장마리는 자기보다 훨씬 어린 남자애와 불륜에 빠져있었지만, 아이를 위해서는 엄마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작가는 ‘가장 자신다운’ 장편이라고 표현했다. 작가와 비슷한 나이의 주인공이고, 간첩이나 빨갱이라는 단어가 일상적으로 사용되었던 시기였다. 지금은 어떤가. 간첩이 있기는 한가. 전 세계로 여행 다닐 수 있는 시대에 간첩은 낯선 단어다. 생각해 보면, 지금도 김기영 같은 인물이 없다고 보지도 못하겠다. 남파간첩으로 내려왔으나 별다른 지령은 없고, 그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으로 거주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기영이라는 인물의 하루는 고통스러움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를 감시하는 자, 그를 잡으려는 자의 시선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수 있다. 이토록 평화로운데, 북으로 돌아가고 싶겠나. 그의 번민이 이해될 수밖에 없다.



 

귀환 명령을 받은 김기영, 연하의 연인에게 푹 빠져있는 장마리, 친구가 좋아한다는 남자애의 생일날 그의 집에 찾아가는 현미. 이처럼 세 명의 한 가족은 일상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마주하고 허망하게 무너지는 하루에 마침표를 고하며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다. 선택할 수 없는 것과 선택할 수 있는 것의 경계에서 한 가족을 통해 한국이 걸어온 역사를 마주할 수 있다. 인물들은 각자의 사건을 겪으며 비로소 삶의 통찰력을 키운다. 삶은 별다르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다. 필사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애썼던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소중해지는 순간이 온다. 과거의 기억을 더듬으며 비로소 머물고 싶은 현재에 안착하게 된다.

 

 

#빛의제국 #김영하 #복복서가 #김영하30주년기념특별판 #한국문학 #한국소설 #산문선 #단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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