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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혼자서 외국 여행을 하게 될 때 조심해야 할 부분이 많다. 뉴스에서 들려오는 나쁜 소식에 괜히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유럽 여행 카페에서 함께 여행할 동행자를 구하고 미리 준비해 함께 간다면 가족들도, 당사자도 조금 안심하지 않을까. 더구나 나이대가 비슷하다면 여행 친구로 더할 나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 주인공 혜성처럼 말이다.
혜성은 소규모 영상편집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대표의 성적인 접근에 사표를 쓰고 나왔다. 대표가 한 번도 해외여행을 해보지 않아 모른다는 비아냥거림 때문이었다. 가진 돈의 반을 털어 스페인 여행을 준비한 혜성은 유럽 여행 카페에 동행자를 구하는 글을 올렸다. ‘29살의 여성이며, 또래인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여성분만 연락 주세요.’라고 말이다. 마침 9월 스페인 여행 준비 중이라는 27살의 지효가 메시지를 보내며 본격적인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바르셀로나 엘프라트공항 입국장에서 지효를 기다리는 장면으로부터 소설이 시작된다. 열여섯 시간의 비행, 인천에서 출발하여 암스테르담을 경유한 혜성과 달리 지효는 김해에서 일본으로 출국해 파리를 경유해 도착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효의 휴대폰 전원은 계속 꺼져있었고,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함께 예약한 호텔에 도착해 예약 확정서를 내밀었음에도 취소됐다는 답변만 들었다. 스페인 여행 경험이 있는 지효가 호텔 등 숙소를 예약했고, 입장료 등은 혜성이 예약했다. 물론 숙소 비용의 반을 지효에게 보냈다. 갈 곳을 잃은 혜성은 다시 공항으로 가려고 버스를 예약 후 정류장에서 울고 있다가 한국인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구세주를 만난 느낌이었을 것이다.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윤길우가 예약했다는 말만 믿고 한인 민박집으로 따라가 비어있는 방에 짐을 풀었다.

아마 그와 같은 입장이었다면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 길우가 여행 일정을 궁금해하고, 혜성에게는 2인 입장료 티켓이 있으므로 함께 움직이고 싶어 했던 건 당연했다. 혜성에 비해 길우는 스페인어 및 영어도 잘했으므로 의지하고 싶었으리라. 마치 혜성의 여행 일정을 알고 있기라도 하듯 길우는 비슷한 코스로 다니기 시작하지 않으냐 말이다. 숙소 또한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그때부터 혜성이 조금씩 길우를 의심했던 것 같다. 계속 함께 다닐 수는 없었다. 길우에게 의지하기보다 자신의 여행을 해야 했다. 혜성과 길우는 로맨스 비슷한 감정을 가지게 되었으나, 흔히 여행지에서 생기는 로맨스와 어긋나 있었다.
장르 소설의 특징처럼 어느 순간 진실을 알게 되는 순간이 온다. 독자도 주인공 혜성도 깨닫는 순간 말이다. 혼자 하는 외국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는 분에게는 조금은 걱정스러울 수도 있겠다. 체크인을 위해 제출한 여권 사본이 누군가가 이용해 여행자들에게 소액의 돈을 갈취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걱정 말이다. 자기의 여권 사본이 타인이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라 피해자는 갈수록 늘어갈 것이다. 사람은 가까워지면 자기의 개인 정보를 너무 많이 노출하곤 한다. 다니던 직장, 집 주소, 전화번호, 함께 여행한다는 이유로 여권 사진까지 건넨다. 만약 관계가 틀어져 내 개인 정보를 이용해 범죄에 이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걸 깨닫는 순간 얼마나 아찔하겠는가.
김진영 작가가 낯설다고만 생각했다. 책을 다 읽고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의 원작을 쓴 작가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걸 알고 나니 이 소설 또한 충분히 영화적인 스토리였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듯 짜릿했다. 여행 콘텐츠가 많아지는 요즘, 한 번쯤 눈여겨 볼만한 작품이다. 개인 정보를 알려주는 것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낯선 사람을 너무 믿지 말 것.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처럼 여기면 가장 편할 것이다. 혼자 하는 여행, 쉽지 않겠다. 그렇다고 낯선 사람과 동행하는 것도 최선은 아닌 것 같다. 낯선 타인과 동행해도 혼자 하는 여행이라고 여길 것!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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