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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트] 키메라의 땅 1~2 세트 - 전2권
  • 베르나르 베르베르
  • 32,040원 (10%1,780)
  • 2025-08-20
  • : 17,390


#키메라의땅 #베르나르베르베르 #열린책들



 

과학적 상상력으로 가득한 베르베르의 신작 소설이 출간되었다. 다양한 과학적 지식이 뛰어났던 것처럼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그의 탁월한 과학적 상상력은 우리의 미래를 상상해볼 수 있는 통찰력이 빛을 발한다. 기후 위기와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가 끝내 인간을 멸종시킨다면 지구는 다시 새로운 동물 혹은 인류를 받아들일 것이다. 핵전쟁으로 3차 대전이 일어난 후 갈 곳 잃은 인간들이 머물 곳은 극히 드물다. 방사능을 피할 수 있는 지하의 공간 어디쯤엔가 남은 인류가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새로운 인류가 탄생한다면 이 지구는 어떻게 될 것인가. 과연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그에 대한 상상력으로 제 3인류를 만든다는 설정이 조금은 개연성 있게 보인 것도 사실이다.

 



베르베르는 이제 유전자 실험의 결과물로 신인류 즉 키메라의 탄생을 알렸다. 동물과 인간의 혼종을 만들어 폐허가 된 지구에서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건넨다. 먼저 첫 번째는 날아다니는 인간 즉 인간과 박쥐의 혼종으로 <에어리얼>이라고 부른다. 두 번째는 땅을 파는 인간이며 인간과 두더지의 혼종으로 <디거>라고 부른다. 세 번째는 헤엄치는 인간이며 인간과 돌고래의 혼종으로 <노틱>이라 부른다. 만약 이러한 혼종을 맞닥뜨린다면 어떻게 될까. 괴물을 만들었다며 키메라를 만든 과학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을 것이다.



 

유전자 변이가 전문인 유전 생물학자 알리스 카메러가 주인공이다. 그는 연구 장관인 뱅자맹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변신 프로젝트>로 새로운 인류를 창조했다. 하지만 연구실에 숨어든 기자가 이 사실을 알고 기사로 썼다. 변신 프로젝트 발표회 중 총을 겨눈 사건 때문에 알리스는 국제우주정거장으로 피신한다. 우주정거장에서 혼종을 만드는데 열정을 다하여 마침내 실행 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3차 대전(핵전쟁)이 발발하여 우주에 머물던 알리스도 연료 부족으로 위기에 처했다. 지구로 귀환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는 지금도 전쟁 중이다. 마치 3차 대전인 것처럼 서로 싸우고 죽인다. 서로의 이권 때문인 건 알겠는데 인간의 욕심이 전쟁을 낳는다. 내 이익에 반한다고 하여 상대방을 해친다면 그건 인간이 아닌 동물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세계 곳곳에 일어나는 상황을 보면 동물과 다르지 않다. 소설가들이 지구의 미래를 불투명하고 어둡게 표현하는 걸 보며 지금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프랑스의 도시 한가운데, 지하로 향하는 곳에서 소리가 들렸다. 지상에서는 인간들을 찾을 수 없었는데 지하로 들어가니 쿵쿵 울려대는 음악 소리와 함께 파티 중인 현장을 목격하게 됐다. 방사능이 닿지 않는 곳이었다. 그곳에 세 종류의 혼종과 함께 도착한 알리스와 시몽이 받아들여졌다.

 



각자가 가진 역할과 재능을 좋은 일에 사용하면 좋겠지만, 권력을 갖는 순간 변하기 마련이다. 키메라를 창조한 알리스에게 어머니라고 부르지만, 자신의 이익에 반하면 동류 혹은 그 이하의 존재로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키메라는 구인류를 가리켜 사피엔스라 부른다. 신인류에게 사피엔스는 고지식하고 이해할 수 없는 종으로 비친다. 청년들이 나이 든 사람을 바라보는 것과 비슷하다. 신인류가 지구에서 살아가는 방법도 현재와 비슷하다. 형제로 여기다가도 더 많은 땅을 가지기 위해 전쟁하고 적으로 지낸다. 전쟁이 시작된 후에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안전거리를 두는 등 협상을 시작한다.

 



작가는 이 일은 이 책을 펼치는 순간으로부터 5년 후에 일어난다고 써놓았다. 현재 세계는 극우로 치닫고 있는 것 같다. 트럼프가 관세 전쟁을 벌이는 이유도 미국의 이익 때문에 그렇지 않나. 약소국인 우리나라가 협상을 벌이는 이유도 이와 같다. 생존하려 싸우고, 어쩔 수 없이 공존하고 협력한다. 민주주의와 공산국가, 중립국이 싸우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게 세 혼종 간의 전쟁이었다. 이는 곧 지구의 종말을 보는 것 같았다. 아울러 작가는 말한다. 지구의 생명체 중에서 인간(사피엔스)만이 주인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이다. 오히려 동물과 인간의 혼종이 사피엔스보다 우월한 종일 수도 있으며 협력 관계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새로운 인류의 탄생은 지구에게 피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박물관 혹은 동물원에서 인간을 전시하는 장면에서 아찔했다. 인간이 동물을 전시하는 상황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사라지고 말 사피엔스들이 지구의 주인인 것처럼 행동하는 거에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였다. 생명의 다양성과 함께 반복되는 종족 간의 경쟁심은 혼돈의 세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인간 사회를 나타내는 것 같다. 인간으로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작가의 전유물인 과학적 상상력과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이 빛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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