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코스트 #테스게리첸 #미래지향
스파이 영화에서 제일 사랑받았던 게 007시리즈다. 남자 배우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으며 유명한 여자 배우 또한 본드걸로 등장하여 짜릿함을 주었다. 나는 007시리즈보다 제이슨 본 시리즈를 특히 좋아했는데 맷 데이먼 때문이기도 했다.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하며 보았다. 본 시리즈는 다 챙겨보았던 듯하다. 미스테리나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여 자주 챙겨보는 편이다. 아마도 나는 짜릿함을 즐기는가 보다.
메디컬 스릴러의 여왕이라고 일컫는 테스 게리첸의 소설은 처음이다. 007시리즈에서 은퇴한 제임스 본드를 보는 느낌이었다. CIA에서 활약했던 첩보원들은 은퇴한 뒤에는 CIA에서 제공한 안전가옥에서 지내지 않을까 생각했던 거 같다. 비록 위장 이름이 있지만 얼굴이 알려진 그들을 찾아내는 건 너무도 쉬운 일일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전직 CIA 요원이 주인공인 소설로 미국의 메인주의 시골에서 닭을 키우는 여성의 활약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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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의 매기 버드는 시골 마을에서 닭을 키우며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이웃집 소녀와 할아버지와 왕래도 뜸하다. 어느 날 CIA에 속한 젊은 여성이 찾아와 예전에 시라노 작전에 참여했던 사람을 찾아달라는 도움을 요청한다. 그 후 매기의 집 앞에 시체가 발견되며 과거 CIA의 전직 요원들이 마티니 클럽을 결성한다. 그들은 마을 경찰보다 한발 앞서 정보를 모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경찰서장 대행 조 티보듀를 앞서가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경찰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 것이다.
의사 출신 작가라고 해서 메디컬 스파이 소설인 줄 알았다. 물론 매기가 첩보요원 신분에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는데 그가 의사이긴 했다. 요원들은 정체가 드러나지 않기 위해 다른 직업의 종사자로 나온다. 회사 홈페이지는 패션 관련 수출입 담당자로 사진까지 등재되어있을 정도다. 태국의 허름한 식당에서 만난 남자에게 자신의 정체를 숨겨야만 하는 복잡한 내면의 심리가 디테일하게 표현되었다. 스파이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로맨스다. 첩보 요원은 사랑하는 남자와 행복한 삶을 꿈꾸기가 어려운 직업이다. 사랑했던 사람을 향한 애틋한 감정과 이웃집 소녀에 대한 연민이 제대로 표현되어 있었다.
과거 시라노 작전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시체로 발견됐다. CIA에서 은퇴한 노쇠한 사람들로 구성된 이들의 활약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기에 즐거웠다. 현직에 있는 요원들만 첩보 업무를 제대로 하는 건 아니다. 비록 행동은 느려도 각자가 가진 비범한 두뇌로 자신을 쫓는 자가 누구인지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그런 짜릿함이 살아있었다. 아울러 은퇴한 요원들로 이루어진 마티니 클럽의 재결성도 기대해볼 만하겠다. 그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바다.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사는 사람들을 생각해보지 못했다. 비록 요원으로 활약할 때는 업무에 바빠 자신의 삶을 살 겨를이 없었겠으나 은퇴 후 함께 활동했던 요원들과 시골 마을에서 어울려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감정을 조금씩 잊지는 않을까.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사람일 터이므로 필요한 존재로 살아가도 되겠다.
마지막 반전이 의외였다, 매기가 사랑했던 대니가 살아 있기를 바랐던 거 같다. 비록 스파이로 판명이 나도 살아있다는 것 자체로 위안이 되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했다. 복수에 눈이 먼 사람에게도 한때 자기를 챙겨주었던 마음을 잃지 않았다는 게 의외였다. 냉철하면서도 따뜻함을 가진 사람을 보았다. TV 시리즈 제작이 확정되었다고 하니 궁금하다. 마티니 클럽의 활약을 지켜보는 재미가 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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