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1
hewga님의 서재
  • 둘도 없는 사이
  • 시몬 드 보부아르
  • 17,100원 (10%950)
  • 2024-05-25
  • : 1,443
시몬 드 보부아르의 “둘도 없는 사이”를 읽었다. 소설은 자전적인 이야기로 스물두 살에 세상을 떠난 시몬의 가장 친한 친구 자자와의 우정을 다룬다. ‘둘도 없는 사이’라는 말은 시몬과 자자의 우정을 바라보던 선생님이 던진 말이다. 책을 읽으면 알 수 있지만 그 말은 틀림이 없다. 시몬의 이름은 ‘실비’로, 자자의 이름은 ‘앙드레’로 바뀌었지만 그들의 우정은 축복받아 마땅하다.
시몬 드 보부아르는 여러 저서를 통해 자자를 부활케 하려 했지만 그때마다 실패했다고 한다. 그리고 비로소 “둘도 없는 사이”라는 장편 소설을 통해 목적을 달성한다. 시몬은 자자가 왜 죽었을지 묻는다. 그리고 답한다. ‘영성에 의한 범죄’ 때문이었을 거라고. 책을 다 읽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비록 자자를 잘 모르지만, 내가 알 수 있는 건 그의 부활된 몸인 앙드레지만.
앙드레를 통해 나는 사람이 자신의 한계를 긋고 그 한계를 뛰어넘었을 때 죽음에 가까워질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항상 바쁘게 움직이고 어머니의 말을 잘 듣고 신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했던 앙드레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순간 미쳐버리고 만다. 실비가 앙드레를 지켜보면서 자신이 신에 관한 믿음을 잃었을 때 앙드레도 그랬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후회를 남겼는데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한다. 앙드레를 죽인 건 신을 향한 간곡한 마음의 한계였다. 그래서 앙드레는 항상 지쳐 있었던 것이다.
앙드레의 명복을 빈다. 자자의 명복을 빈다. 그리고 누구보다 마음이 아팠을 그의 친구 실비, 시몬 드 보부아르의 마음을 헤아린다. 앙드레가 신을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은 곳에서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시몬과 항상 일 등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했던 자자가 자신 고유의 영특함을 뽐낼 수 있는 곳에서 어떤 시기와 질투에도 휘말리지 않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