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한 무대를 여는 '기이한' 몸들의 역사
『 온전히 평등하고 지극히 차별적인 』
김원영 / 문학동네
어렵지 않습니다.
당신도 높이 뛴 다음에
공중에서 잠깐 멈추면 됩니다.
이 한 문장의 메세지가 지금을 살아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힘을 줄 겁니다. 차별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조용히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 반면에 다름이 아닌 틀림으로 마치 사회적 낙오자라 각인시키는 몰지각한 사람들... 당신은 어떤 부류의 사람입니까? 아이와 산책을 하던 어느날이었어요. 비스듬한 경사길에 난처해하는 장애인을 보고 조심스레 다가간 아이는 "제가 도움을 드려도 괜찮나요?"라고 물었습니다. 알고 있는 것과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의 차이라고 하겠지만 세상의 시선이 두려워 산책조차도 즐기지 못하는 음지의 장애인 또한 적지않음을 압니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것이 더 진실되게 다가왔지요.
저자 김원영님은 <온전히 평등하고 지극히 차별적인>을 통해 몸을 위한 변론으로 무용수가 된 자신의 삶을 기록하였습니다. 변호사에서 무용수로 차별과 평등의 관계를 무용으로 표현했다는데요... 주체적인 의지를 가지고 동시대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지금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의 모습 또한 그려냈다고 북트레일러를 통해 전하고 있답니다.
온전한 평등은 추상적 규범이나 이념으로서가 아니라
'능력'의 측면에서 지극히 차별적인 관계에 놓인 존재들이
상대의 '힘'을 존중하고 신뢰할 때 달성된다.
당신이 나를 배려해 내 앞에서 발레를 추지 않는다 하여
우리가 온전히 평등해지는 것은 아니다.
인문학도서 <온전히 평등하고 지극히 차별적인>은 사람들에게 잊혔던 이들의 노력과 춤의 역사를 통해 기회의 평등과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었던 자신의 기록 또한 담아내고 있습니다.
3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작가가 엄혹한 세상에서 겪어야했던 고립을 자신만의 가상세계를 통해 극복해내는 과정을 그린 1부 「빛 속으로」를 시작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하는 사회와 마주한 2부 「닫힌 세계를 열다」를 경험하게 되죠. 극장과 영화관의 휠체어석에 대한 문제 제기로 장애인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과거에 비해 평등해졌지만 관객이 아닌 무용수로는 여전히 불평하다고 말이죠. 3부 「무용수가 되다」에서는 경이로운 일은 드물지만 그 경이로운 순간에 자신을 기꺼이 내던진다면 한번쯤은 경이를 경험하게 된다는 희망의 메세지도 놓치지 않았답니다.
이념만으로 정당화 할 수 없었던 차이...
저자는 무용을 하면서 스스로 느꼈던 신체의 효율성과 온전한 내가 될 수 있는 생생했던 경험을 <온전히 평등하고 지극히 차별적인>에 모두 담아냈습니다. 사회적 정의를 다시금 생각하며 부당하지 않은 인간으로서의 진정한 모습이 무엇인지 깨달음을 주었던 책... 넓은 시선으로 세상과 마주하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