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Ad:)vancE!_!
 이 책을 열면, 눈길을 사로잡는 문구가 있다. 이 책의 문체가 몹시 아름다워서 초, 중, 대학교나 문예 학원 등에서 교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대단한 문체가 무척이나 평범하였기 때문이다. 촉촉하게 젖어 물방울을 뚝뚝 흘릴 것 같은 감상적인 문체도 아니고 손발을 오그라들게 만드는 무겁고 웅장한 문체도 아니었다. 문장은 깔끔하게 시작했고 끝이 났다.

 

 책을 받기 전에 본 소개로는, 한 여자아이가 주인공이며 집이 지긋지긋해 자신의 마음에 쏙 드는 집과 거리를 찾아가는 다소 이 책의 내용이라곤 무리가 있는(?) 내용으로 인식되었다. 그래서 평범하진 않구나, 라는 생각을 했고 이미 내 머릿속에는 이 책의 시작과 끝이 자리잡고 있었다. 44개의 단편, 한 쪽 두 쪽의 작은 글들로 이루어졌다는 것도 알고 있었기에 내용이 궁금하긴 했지만서도, 찾아가는 내용, 그 정도였다.

 하지만 망고 스트리트라는 거리, 그리고 주인공 에스페란자가 사는 집은 내 예상과는 달랐다. 소녀가 꿈꾸는 집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여전히 불만을 마음에 담을 수 밖에 없는 거리였다. 에스페란자도 항상 툴툴대고 끝내 집을 벗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반대로 그 속에서 일어나는 작고 작은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단편들을 읽으면서 소소하게 마무리되는 문장에 다시 앞장으로 넘겨 보면서, 역시 매우 짧다는 생각은 조금씩 했다. 그래도 언젠가 '초단편'이라고 불리는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허무함은 느낄 수 없었다. 밤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빨간 책을 집어들고 작은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입가를 맴도는 미소가 그 공백을 메웠다고 해야할까.

 다시 한 번 뒷 책장의 "아름다운 문체"를 들먹이는 문구를 보고나서 "이게 어째서 그런 데 이용 돼?"라고 슬쩍 마음이 생각하고 있을 때, 아까도 말했다시피 깔끔하게 진행되는 문체를 보고나서야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가끔 눈으로 그들을 좇다가 몹시 쉽게 망고 스트리트가 눈 앞에 펼쳐져 놀라기도 했다.

 

 얼마 전에 교보문고에 갔을 때 <망고 스트리트>가 청소년 추천 도서 목록에 놓여 있었다. 19세, 나의 아름다운 정원, 등과 함께 놓여있던 그 책. 덕분에 청소년들은 망고 스트리트와 에스페란자, 그들의 이야기와 같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