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고문] by 박진영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행동은 같이 좋아하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럴 수 없다면
그 다음에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행동은
절망을 주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둘 사이에 애인으로서는
전혀 희망이 없음을 분명히 인식시켜 주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작은 희망 하나로 그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계속 당신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에겐 본능적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싶은
욕망이 있어서, 자신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도
그 사람은 자신을 좋아하길 바란다.
술에 취해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목소리 듣고 싶어 전화했어"라고 전화를 한다든지
사귈 마음이 전혀 없는 사람과
그냥 괜찮다는 이유만으로 데이트를 한다든지,
싫어서 헤어지면서 이유는 집안이 어려워서,
옛 애인을 못 잊어서,
혹은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말을 한다든지 하는 행동들은 모두 상대방에게
"희망"을 주는 행위들이다.
그러나 이런 행위들은
그 사람 가슴에 안타까움과 속상함,
집착등을 남겨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이런 행위를 나는 "희망고문"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웬만하면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런 고문을 하지 말자.
당신이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는
희망을 주지 않음으로써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찾아
떠나갈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니까.
얼마전에 인기리에 방영을 마친 드라마에서 여자주인공이 자신을 좋아해주는 남자에게 '희망고문'에 대해서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난 그런 말을 만들어낸 작가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아무나 작가라는 직업을 가지는 것은 아니구나라는.....그런데 우연히 인터넷을 서핑하다가 알게 된 사실.유'Honey'를 부른 박진영이 에세이집 비슷한 책을 썼는데 그 책속에 '희망고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었다는 것.
내가 즐겨보는 잡지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우연히 희망고문의 전문을 보았다. 그 시기에 남자친구와의 문제로 인해 힘들어하는 직장동료나 친구들에게 난 메신저나 메일로 이 글을 보내주었다. 그들의 감정정리하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 그러나 정작 당사자들의 시큰둥한 반응에 괜히 무안해진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