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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업계그리고 출판계의 일각에서 '스토리텔링'은 핫이슈가 되고 있다. 스토리텔링(Story Telling)? 선뜻 동의가 안되는 분들을 위해 힌트를 몇 가지 살펴보자. 여기서 스토리텔링이란 '이야기의 내용적 구성과 표현 형식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해한다.

1. 영화나 애니메이션 흥행의 관건이 스토리텔링 수준에 달려있다. 생각해보자. 분명히 최근의 한국 영화 발전에는 시나리오의 스토리텔링 완성도가 큰 기여를 하고 있다.
2. 게임의 역사를 보자. 컴퓨터 게임과 스토리텔링의 관계는? 드라곤 퀘스트에서 울티마, 파이널 판타지 그리고 리니지에 이르기까지 성공적인 게임의 바탕에는 톨킨(반지의 제왕)의 스토리 디자인 설계안이 놓여있다. 디지털 게임의 거대한 성장을 가능케하는 본질적인 힘은 스토리텔링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3. 출판계에서 까지? '스토리텔링에 대한 책' 이야기가 아니다.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한 책' 이야기다. 정보와 스토리를 결합한 실용서적들이 2003년 최고의 베스트셀러 순위를 휩쓸었다.
시나리오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토리텔링 자체에 대한 옳은 시각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주위를 한번 둘러보라. 아이들의 이야기책에서부터 베스트셀러 소설까지,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연극, 영화까지 그리고 애니메이션에서 온라인게임까지 스토리의 천국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로고스적 세계보다는 이야기 세계 속에서 지내는 시간이 훨씬 많다.

이야기라는 예술은 21세기 문화의 시대에서 가장 주도적인 힘이다. 그리고 영화는 이야기 산업의 가장 중심적인 매체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서사시에서 소설로, 소설에서 영화로 이야기 예술의 중심이 옮겨졌다. 앞으로 영화에서 게임으로 이야기 예술의 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한다.

아무튼 현시점에서 이야기 예술의 한 정점에 영화가 서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할리우드(예술세계)와 하버드(지식세계) 모두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저자는 당연히 '잘 씌어진 훌륭한 시나리오의 핵심이 이야기하기(스토리텔링)에 좌우된다' 라는 지극히 옳은 판단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원저의 제목도 Story 이다.

저자에게 스토리, 이야기는 상식 차원의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다. 이야기는 '삶의 모범을 포착하기 위한 인간의 근원적인 요구'를 반영한다. 이야기는 삶의 은유이며, 삶의 핵심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나리오 작가는 인생의 본질에 대한 안목을 가지고 이야기를 다루어야 한다. 도대체 그러한 사건들이 왜 일어나는지, 사건들의 심층 구조와 동인을 간파해내고 인생의 숨겨져 있는 질서를 읽어내는 안목 말이다. 작가는 인생의 정직한 분투에 결코 무관심하거나 무감각해서는 안된다. 카사블랑카, 차이나타운, 델마와 루이스 등과 같은 명작을 남기고 싶다면. 그리고 우디 앨런, 쿠엔틴 타란티노, 올리버 스톤, 스탠리 큐브릭, 장예모를 존경한다면, 저자의 말을 진지하게 새겨들어야 한다.

그러나 '훌륭한' 이야기만으로는 아직 충분치 않다. 작가는 삶 자체를 좀더 강력하고 선명하고 의미있는 경험의 세계로, 창조적으로 변환시키는 스토리텔링의 재능을 가져야 한다. 아무도 생각해보지 못한 방법으로 이런 저런 삶의 요소들을 한 데 결합시키고 연출하여 훌륭하면서도 '잘 씌어진'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저자는 유능한 교사로서 '잘 씌어진 훌륭한' 시나리오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모든 영역에 걸쳐 대단히 실용적이면서 감동적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다.

'잘 씌어진 훌륭한' 시나리오 교과서로 정평이 나 있는 본서를 만났다는 사실은 분명 행운이다. 할리우드에서도 저자가 운영하는 세미나 수업을 받지 않은 유명 인사는 스티븐 스필버그 밖에는 없다고 할 정도의 풍부한 현장 세미나 경험을 통해 다져진 최고수의 내공은 저서 곳곳에서 드러난다. 직접 확인해보는 기쁨을 맛보시라. 게다가 번역 수준도 훌륭해서 모처럼 흐뭇한 독서 경험을 할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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