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오후 3시엔 티파티를 벌여보자


궁금해서 읽었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어렸을 때 내 동생을 임신한 엄마를 본 게 충격적이었는지, 원래 임신한 사람을 보는 것은 충격적인 일인지 모르겠지만 어렸을 적 나는 막연한 두려움을 느꼈다. 사람들이 임신을 한다는 것도, 내가 언젠가 임신을 할수도 있다는 것도. 


엄마는 애들을 낳아서 키운 일이 잘한 일이었고 다시 옛날로 돌아가도 다시 낳아서 키울 거라고 망설임없이 말했지만, 나는 여전히 '어른이'라서 그런지, 조금 많이 무섭다. 어떻게 사람이 몸안에 작은 사람을 데리고 다닐 수 있는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상한 기분이 든다. 막연히 생각해보면, 나랑 닮은 존재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라는 게 꽤 멋진 슈퍼파워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매달 생리하는 것도 너무나 원초적인 느낌이 드는데 출산하는 것은 얼마나 더 동물적이고 원초적인 느낌이 들지 도저히 감이 안 잡히기도 하고. 


사람 몸 안에 작은 사람이 생기고 커가는 과정인데, 본체에 변화가 없을 리가 없다. 그런데 교과서에서도 미디어에서도 임신과 출산은 아름다운 것 이라고 포장해댄다. 실제로 임산부들과 엄마들은 아름다운 것 취급 받기보다는 실질적인 배려와 인식의 변화를 필요로 하는데도. 


과학전문기자인 저자는 본인의 임신기간과 육아기간에 들었던 의문들을 타개하기 위해서 공부를 했고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책으로 냈다 (매우 칭찬해!). 논문들을 찾아가며 공부했다는데 대단하다. 각 장에 나오는 주제들 모두 주옥같다. 




나는 읽는 내내 내가 임신하면 매일같이 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기 말고 내 몸이 궁금해서』

 우아영 지음

 휴머니스트

 2019. 10.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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