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판 스웨덴판, 승자는 누구?
스웨덴판 영화 <밀레니엄>과 할리우드판 <밀레니엄> 비교 분석

영화의 성공은 예견된 일이었다. ‘밀레니엄’ 3부작이 (과장이 아니고) ‘전 세계’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된 뒤, 밀레니엄은 모국 스웨덴에서 3편 모두 영화로 만들어졌다. 문제는 이 작품의 수위가 폭력을 암시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 있었다. 아니, 어쩌면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다고 하는 쪽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애초에 <밀레니엄>의 매력 중 하나가 성폭력과 기업과 사회라는 시스템의 폭력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데 있었으니.
스웨덴판 영화의 한국 개봉은?
한국에서는 현재 스웨덴판 세 편 모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서 2010년에 선보였다. 정식 한국 개봉은 1편이 2010년 12월, 2부는 2011년 1월, 3부는 2월 예정. <밀레니엄1: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의 감독은 닐스 아르덴 오플레브가, 2편과 3편의 감독은 다니엘 알프레드슨이었는데 원작소설 팬을 실망시키지 않는 영화였다. 스웨덴판 <밀레니엄> 시리즈는 원작이 갖고 있는 어두우면서도 힘 있는 이야기 진행, 파격적인 소재 모두 잘 살려낸 성공적인 영화로 평가받는다.
스웨덴판 영화의 성공을 단적으로 입증하는 예는 스웨덴판 감독과 배우들의 이후 행보에 있다. 리스베트를 연기한 누미 래페이스는 벤 킹슬리와 함께 『드라큘라』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공포영화 <데메테르 호의 마지막 항해>에 출연할 예정이다. 누미 래페이스는 <셜록 홈즈 2>의 여주인공으로도 캐스팅돼 주연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호흡을 맞추며 <헨젤과 그레텔 : 위치 헌터스>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아직은 루머 수준이지만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일리언> 프리퀄에도 주연으로 거론되는 중이다.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로 출연했던 미카엘 뉘키비스트 역시 할리우드 입성에 성공했다. 무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4탄에 악당으로 캐스팅되었다. 1편을 연출한 감독 닐스 아르덴 오플레브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주인공 토비 맥과이어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굿 피플>의 연출을 맡았다.

할리우드판은 누가?
전 세계적으로 마니아가 생기고 스웨덴판이 다 만들어진 뒤 발표된 할리우드판. 관건은 역시 감독과 주연배우였다. <파이트 클럽><패닉룸><조디악>에 이어 최근 개봉한 <소셜 네트워크>까지, 서스펜스 연출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데이비드 핀처가 메가폰을 잡았다. 1편은 영문판 제목을 따라 <용문신을 한 소녀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라는 제목으로 결정되었다. 미카엘 블롬크비스트 역은 007 시리즈로 잘 알려진 다니엘 크레이그. 그는 이미 3편까지 계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로빈 라이트 펜은 미카엘과 오랜 연인 관계이자 《밀레니엄》의 편집장인 에리카로, 스웨덴 출신 배우인 스텔란 스카스가드는 마르틴 방예르 역으로 캐스팅되었다. 문제는 여자 주인공 리스베트의 캐스팅이었다. <나이트메어> 리메이크판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루니 마라가 수많은 논란 끝에 리스베트로 낙점되었는데, ‘밀레니엄’ 시리즈의 내용상 시리즈 2, 3부로 갈수록 이야기의 중심이 되어가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만큼 예민한 캐스팅이었다(스웨덴판에서 그 역을 성공적으로 소화한 누미 래페이스가 최근 할리우드의 연이은 러브콜을 받는 것을 보라). 스웨덴판 1부를 연출한 닐스 아르덴 오플레브 감독은 리스베트 캐스팅에 대해 분노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루니 마라는 스웨덴 버전 주인공을 연기한 누미 래페이스에겐 상대도 안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데이비드 핀처의 연출력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과연 루니 마라는 새로운 스타로 등극할 수 있을까. 미국판은 2011년 12월 21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