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내 아이 솔비
10년 넘게 같이 살아왔던 식구를 떠나보낸 후 이 책을 집어들었다.
아직도 한국에서는 '개'의 죽음에 대해서 너그럽지 못한 편이라, 스스로도 유별나지 않게 조심해야만 하는 나 자신이 조금 서글펐다. 그런데 그 슬픔은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나와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 놀라웠다.
살려보겠다고 했지만 끝까지 잡지 못한 나 자신의 죄책감에 아파했던 나는 저자가 보듬어주는 말 한마디에 고마웠으며, 또 아팠다.
"동물들은 주인이 떠나지 않기를 바란다면 본인이 너무 아파 힘들지언정 참아낸다고. 그러니 그 아이들이 무지개다리 너머의 생활이 즐겁다는 것을 말해주면서 기쁜 얼굴로 보내줘야 한다고."
하지만 난 그러지 못했다. 가지 말라고, 날 두고 떠나지 말라고 말하며 하염없이 울고 또 울었다. 그래서 착한 내 아이는 아프면서도 그렇게 참았던 걸까. 그래서 내가 지켜보는 앞에서 힘겹게 무지개다리를 건넜던 걸까.
숫기 없이 낯을 많이 가리는 주인을 닮아서 다른 개들을 멀리 했던 내 아이. 무지개다리 너머 낯선 이들만 가득한 곳에서 혼자서 쭈뼛쭈뼛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된다. 그래도 내 아이 잘 지내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시 나한테 와준다면, 언젠가 다시 너를 만날 수 있다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