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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그늘 아래서 책을

편지09-20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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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교시 끝난 쉬는 시간에 학교 온 민수

4교시 내내 엎드려 잔다

자려고 왔냐?

옆구리 쿡 찔렀더니

오늘 급식 돈가스잖아

 

4교시 끝나 갈 때 쓱 들어온 준식이

오늘 급식 돈가스라며?

헤벌쭉 웃는다

 

민수랑 준식인

툭하면 지각생

뻑하면 결석생

우리 반 맡아 놓은 꼴찌와 꼴찌서 두 번째

맛난 급식 나올 때만 학교 온다

 

쟤들은 숙제가 뭔지도 모르면서

급식 메뉴는 어떻게 저렇게 잘 아냐?

돈가스를 우적거리며 창대가 묻는다

 

것도 모르냐, 짜샤?

담임이 전화로 알려주잖아

졸업장이라도 받게 하려고

담임이 무지 애쓰는 거 모르냐, 짜샤?

꼴찌에서 세 번째인 나도 오늘

담임 전화 받고 왔다

돈가스 먹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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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졸업하는 데는 맛있는 급식 노동도 필요하고,

담임선생님의 전화 노동도 필요하군요.

 

학교 안팎에서,

보이는 곳,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을 위해

학교 노동자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오늘은 메이데이(May Day)!

오늘, 일하러 나와서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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