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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를 가진 사람♡



지난 금요일 오랜만에 대림 미술관을 찾았다. 연예인들의 누드 사진을 감상하겠다는 단순한 성적(?) 호기심이 낳은 응큼한 마음 때문에 찾은 것이었는데 사진전은 기대 이상으로 괜찮았다. 평일 오후라 관람객이 적어서 조용하고 편안하게 충분하게 감상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전시회는 총 다섯 개의 part로 나누어져 있는 이번 전시는, 인간의 몸에 대한 단순한 시각적인 쾌락적인 접근이 아니라 자연과 우주 속에서 새롭고 진지한 접근이 신선했다. 가장 인상깊게 본 part는 <채집한 몸> part였다. 인간보다 우수한 종족이 지구를 지배했을 수도 있다는 가설 아래, 표본실에 채집된 인간의 몸에 대한 상상에 의해 전개되는 part 2는 인간의 몸이 곤충과 같이 표본 액자 속에 박제되고, 비커에 액체 속에 담궈진다. 인간의 몸은 마치 인간이 박제한 곤충과 동물들의 그것과 같다. 우리는 우리보다 더 하등하다고 생각하는 생명체를 경시하는 이기적인 존재인가. 비커에 담귄 내 몸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소름끼치는 일이다. 절대권자라고 믿는 인간도 거대한 우주 속에서 한낱 작은 생물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왜 잊고 사는 것일까.

그리고 유명인들의 누드 사진들도 구성된 <리얼몸>을 이미지화 한 part 5. 있는 그대로의 그들의 솔직 당당한 모습에 단순한 눈요기꺼리로 불순한 의도를 가졌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 그들은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며 몸은 무엇무엇이다라고 자신있게 온몸으로 보여준다. 나는 그 속에서 잔뜩 주눅이 들어 있었다. 나도 한 번 몸에 대한 정의를 내려보고 싶어졌다. 한참을 생각하고 생각했다.

"몸은.. 정직하다. 소중하다. 학대하지 말지어다" (별로 멋이 없네ㅠㅠ)

당분간 욕실의 거울 앞에서 내 몸을 한참 뚫어지게 쳐다볼 것 같다. 내 몸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진지한 관찰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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