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소금의 꿈.
세상에 책은 많지만 정작 쓸만한 애완동물 지침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개는 그래도 조금 낫지, 고양이는 정말 적다. (...뭐, 이구아나 기르는 사람들보다는 행복한 편일까...)

고양이를 기르기도 하고 그 우아한 자태도 좋아해서 이런저런 책을 사 모았다. 해외 원서도 샀고 우리나라에서도 책을 찾아봤지만, 대개는 화려한 사진들과(물론 눈은 충분히 즐겁지만) 토막상식(창해 ABC의 '고양이') 정도가 주류이고, 그나마 우리나라 책으로 쓸만하다 생각했던 건 '나만의 개와 고양이 예쁘고 건강하게 잘 키우기' 정도였지만, 이 책도 화보집에 가까워서 많은 사진들로 지면이 채워지고 기르는 법은 간략했다. 처음엔 예쁜 사진으로도 만족했지만 그것도 몇번 보다 보면 익숙해져버리는 법. 나중에는 읽을 거리가 그래도 좀 있는 창해의 고양이 책을 주로 들춰보게 됐지만 그것도 어떤 백과사전식 토막상식이라서 '우리 고양이가 저기를 긁고 바로 저기를 저렇게 문지르는 건 왜일까' 같은, 아주 생활 밀착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은 아무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다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책 한권이 온통 고양이에 대한 '서술'로만 가득차 있는 책이었다. (그래, 세상에 고양이 사진책은 많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고양이에 관한 '지식'이었다!!) 마치 내셔널 지오그래픽같은 느낌의 표지도 마음에 들어서 찬찬히 책을 읽어보기 시작했다.

표지가 주는 전문적인 이미지처럼, 이 책은 '고양이 심층 취재' 같은 책이었다. 왜 우리 고양이가 이런 행동을 할까에 대한 자세한 서술. 고양이를 오래 길러보았으며 동시에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마치 나를 위해 쓰여진 책인양 느껴질 정도였다. '아, 노마는 그래서 이렇게 굴었나. 아 엘리는 저래서 저렇게 굴었나. 아, 빼짹이는 요래서 요렇게... 끄덕끄덕.' ^^ 또한 그런 경험적인 관찰 사항뿐만 아니라 고양이라는 종에 대한 지식도 담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예전에 좋은 고양이 책 찾아 3만리를 해오며 이런저런 책에 좋다는 서평을 썼지만,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단연 가장 충실하며 유용한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라고 생각한다. 곁에 두고 오래오래 보면서 짬짬이 들여다 볼 때마다 새롭게 지식을 환기시켜줄 책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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