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껏 알지 못했던 영화의 뒷모습들!!
haenammae 2022/08/0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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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
- 주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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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0) - 2022-07-27
: 629
🔖이 책을 읽는 순간 당신은 그 영화를 다시 볼 수밖에 없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내게 영화는 그 시간을 오롯이 즐기기 위한 목적이자 수단이었다. 시간 때우기에 좋으니까, 남들이 재밌다고 하니까, 전편이 괜찮았으니 이번에도 좋을것 같아서, 그것도 아니면 그냥 시간이 맞아서 영화를 보아왔다.
알고 보면 더 재밌다는(또는 재밌을거라는) 것을 알려준다. 감독이 어떤 생각과 관점으로 영화를 만들어가는지, 특정 감독이 만들어낸 영화들을 잠시나마 생각해보기도 했다. 최근에 본 영화가 '헤어질 결심'이었어서 <제1전시설 감독관>의 첫번째 주인공인 '박찬욱' 감독의 이야기와 그의 영화세계가 조금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 책의 저자도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를 이야기할때 멜로드라마라는 도약에서의 착지점으로 '헤어질 결심'을 언급한다.
<제2전시실 배우관>에서는 배우 '설경구' 편에 오래 머물렀다. '박하사탕'을 넘어 '공공의 적'으로 그는 설경구 보다 '강철중'이라는 극중 이름으로 더 알려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형이 돈 없다고 해서 패고, 말 안 듣는다고 해서 패고"로 시작해 "형한테 맞은 애들이 4열 종대 앉아 번호로 연병장 두 바퀴다"로 이어지는 대사는 언제 들어도 압권이었다.
박찬욱, 봉준호, 류승완, 나홍진, 김기영 등 열명의 감독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윤여정, 전도연, 설경구, 공효진, 봉태규 등 아홉명의 배우들을 언급한 후 열한개나 되는 장르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3전시실 장르관>이 그것이다. 그 자체가 장르였던 '영웅본색'을 시작으로 프랑스 영화, 흑인 인권영화, 한국 공포영화, 저널리즘 영화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영화들은 소개하고 분석한다. 마지막에 언급된 '김윤석과 곽경택' 편을 통해 배우 김윤석이 모두 주인공이긴 하나, '극비수사'는 세계 영화 역사의 수많은 유괴영화들 중 유괴범으로부터 연락이 가장 늦게 오는 영화로, '암수살인'은 형사와 범죄자의 가장 이상한 밀당을 그린 영화로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 <제4전시실 단편관>에서 박찬욱과 봉준호 감독의 단편들까지 읽고 나면 쪽수도 없는 이 책의 정말 마지막 페이지에 적힌 저자의 말을 만나게 된다.
🔖"영화감독들은 다 계획이 있구나"
영화는 보고 듣는 것이라는 생각이었던 내게(아마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이 아닐까...) 읽는 영화도 꽤나 흥미롭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이미 본 영화는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의미들을 부여하며 영화를 보던 그 때 그 순간을 다시 떠올리게 했고, 아직 안 본 영화는 또 그것 나름대로 '읽는 영화'로서 새롭게 다가왔다. 앞으로 보게 될 모든 영화들은 어떤 형태로든 그 존재감을 드러내며 내게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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