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읽으면서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집어 던지고 싶을 정도로 나에게는 버거운 책이었다. 하지만 닥치는대로 읽기는 했으니 참고 끝까지 읽었다. 그 인내심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 이 책 한권에서 얻은 것이 꽤 많다. 일단은 풍부한 어위, 생소했던 단어들을 꼼꼼히 국어사전을 찾아가며 읽었다는 점, 두번 쨰는 자아에 대한 물음이다. 결국 이 소설은 자아에 대한 외침이었다. 한 때 내가 그리도 목메이며 따라다녔던 자아. 소설은 '그'와 '나'의 상태로 분리된 두 자아의 시점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그 둘은 평행하는 두 개의 철로가 이음새 부분엔서는 합쳐지듯 합치를 이룬다.
처음에는 그 시점 설정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읽는데 고생했지만 중간 부분쯤 되서 확실히 이해됐다. 박범신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 접하는 것이었는데 그의 필체는 약간의 어려움 속에 솔직하고 거침없는 필체를 지녔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책에는 철학 사상가들의 말들도 많이 나온다. 쇼펜하우어, 사르트르 등등..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은 임화의 시의 한 구절이었다.
"나는 슬픈 고향의 한밤 / 홰보다도 밝게 타는 별이 되리라." -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