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곧이어 날아온 쾌활함
건락 2003/02/01 21:02
건락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이노우에씨 좋아하시나요, 하면 나는 담백하게 '네.' 하고 말할 자신이 있다. 슬램덩크에서 본 그 열의, 땀은 물방울이지만 결코 차갑게 흘러나오지 않는다. 컷 마다 가득 메워찬 열정에 반해버린 그 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그로부터 한동안 이노우에의 존재감에 대해서 잊고 있을 때, 서점에서 발견한 배가본드 1권. 1권 뒷표지의 여유로움에 반하였고, 그와 동시에 이노우에를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하여 펼치게 된 배가본드는 나에게 재미와 놀라움을 한가득 안겨주었다.
원작자는 따로 있다손 치더라도, 그의 향상된 그림솜씨에 탄성을 내지른다. 일부 국내에서 잘라낸 부분이 걸림돌이 되곤 하다만 그의 그림체에서 술술 풍겨나오는 열정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는 것 같다. 아니, 대성한 느낌이 (笑)보통 드문드문 한권씩 나오는 만화는 펼때마다 느낌이 새롭고, 예전에 느낀 재미를 상실하기 쉽다. 그러나 배가본드는 은근히 풍겨오는 재미의 향내가 언제나 독자를 기쁘게 해 준다. 볼 때마다 뭐랄까... 이렇게 느끼는 이는 나 혼자인 것 같지만서도, 매권씩 새로운 충격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매권 신선한 충격의 회오리에 (또다시 笑) 휩싸이지만서도 나의 머릿속에 각인된 장면, 무사시가 높은 산 정상에 올랐다고 생각하게 된 순간, 안개에 몸을 숨긴 여러 거대한 산들이 나타난 장면. 그 당시 나 역시 여러모로 주변상황이 안 좋아서 더욱이 감동을 먹게 된 것 같지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최근 배가본드에는 무사시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그의 라이벌 격인 소지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뭐랄까, 지금 당장 내 앞에 작가가 나타나준다면 '왜 무사시는?!' 하고 호통치고 싶은 기분. 농담이지만, 소지로 이야기로 잠시 리턴되어도 그의 그림에서 나타나는, 여유로움을 가장한 열화와 같은 열정은 읽는 이를 놓곤 놓아주질 않는다. 과연 배가본드가 어떤 결말을 띄게 될지 기대하면서 이만 총총.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