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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의 서재

아카이브는 한편으로는 해일처럼 작업자에게 덮쳐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 압도적이라는 점 때문에 오히려 작업자를 고독하게 한다.- P23
이런 시시하고 엉뚱한 일 속에서 또 하루가 지나가고 저녁이 오면, 역사가라는 이 피곤하고 강박적인 직업에 대해 자문해보게 된다. 이렇게 흘러간 시간은 그저 잃어버린 시간일까? 아니면 잃어버린시간을 되찾겠다는 이상에 바쳐진 시간일까?- P25
작업자는 답변의 표현이나 진술 방식을 통해서 우선 개인적, 집단적 행동과 공권력이 정한 제약들이 서로 얽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양자가 얽히는 방식은 적절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어 진술자 본인과 사회집단과 공권력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조율되었나를 확인할 수 있다(진술자의 취약한 답변은 기발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P39
진실이 아닐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재를 간직하고 있는 이 강력함이 아카이브 작업자의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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