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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타이어 월드
조미자 작가님의 ‘내 마음속 그림책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타이어 월드>를 마주했다. 첫 번째 작품이었던 <불안>이 우리가 품고 있는 크고 작은 불안을 다채로운 색으로 시각화해서 보여 준 셈이라면, 두 번째 작품인 <가끔씩 나는>은 간혹은 높아지고 낮아지며, 빨라지고 느려지기도 하는 일상의 리듬을 다루었다. <타이어 월드>는 조금 더 한 발자국 멀리 떨어져, 관조하는 시선으로 읽게 되는 작품이다.
영화 <토이 스토리>는 더 이상 아이의 사랑을 받지 못해 상처받은 장난감들의 아픔이 역동이 돼 흘러갔던 영화였다. 고유의 쓰임새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을 때, 그 존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장난감의 주인인 아이들이 커버리면서 장난감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자, 다른 주인을 찾아가기도 하지만 결국은 그 누구의 필요가 아니어도 이대로 충분하다며 자기 긍정의 세계를 찾아 떠난다. 육중한 차체의 무게를 견디며 궂은 날씨, 험한 길 마다하지 않고 굴러갔던 타이어들이 결국 도착하는 곳. 낡고 구멍 나 차를 움직이는 역할을 못한 채, 차에서 해체되어 무더기로 모여있다고 해도 타이어들은 서글퍼하지 않는다.
“💬여태 애썼어.”
“💬사람들에게 물건 전해주느라 고생 많았어.”
나직이 주고받는 타이어들의 목소리가 수런수런 들리는 듯하다. 바닥과의 마찰열과 따끔함을 버티며 조금은 일찍, 혹은 좀 더 늦게 은퇴한 타이어들의 동창회. 어깨가 축 처진 채로 지하철 고리 손잡이에 몸을 기댄 채 흔들리는 아무나 붙잡고 애썼어요, 한마디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