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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연필의 서재
  •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 무루(박서영)
  • 15,120원 (10%840)
  • 2020-05-12
  • : 8,360



<나무그늘 어룽진 곳, 그림책 한 장면>

 

무루 선생님은 어떤 사람일까 늘 어렴풋이 떠올려 본다. 싱그러운 식물들을 정성스레 가꾸고, 바람이 솔솔 통하는 방에서 차를 홀짝홀짝 마시며 그림책을 음미하는 사람들을 늘 모으는 사람. 어떤 사람일까? 궁금하던 차에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의 출간 소식을 들었다. 아직은 시린 초봄, 완전히 몸이 녹는 진짜 봄을 기다리듯 눈이 번쩍 뜨였다. 무루님을 직접 뵙기 전에 텍스트로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손이 바르르 떨리는 기분이었다.

 

묘하다. 작가가 사는 삶과 나의 삶이 무척 다른 방식인 부분이 없지 않은데도 그가 넌지시 손가락을 짚는 부분에서 나도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는 것이. ‘난 이렇게 살아요. 여태 살며 내가 찾은 가장 편안한 방식이에요.’ 하는 것이 마치 ‘어떤 삶이든 지지해요.’ 라고 번역돼 읽히는 경험을 했다. 어떤 일상이건, 어떤 삶의 모습이건 아름답다. 그 길목마다 오래전에 책장 사이에 껴둔 나뭇잎 책갈피를 발견하듯, 보물같이 그림책들이 나타난다. 6월의 능소화와 7월의 배롱나무꽃을 비교하는 게 무의미하듯, 모든 꼭지마다 아름다워 밑줄을 긋는 연필이 어쩔 줄을 몰랐다. 일주일 전 제라늄과 메리골드를 마당에 심고 한시간이 멀다하고 들여다보던 초보 식물덕후인 내가 가장 공감했던 부분을 같이 나누고 싶다.

 

“한계를 인정하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삶의 지혜 아닐까. 내 손에서 모든 식물이 다 자랄 수 없다는 현실과 아파트 베란다라는 한계를 인정하고 나서 나는 이전보다 더 많은 식물을 더 잘 키울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열매도 좀처럼 맺지 못하지만 그래도 씩씩하게 살아서 꽤 우거진 정원이 되었고 어떤 밤에는 그림책을 읽다가 문득 나에게 말을 거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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