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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하고 나직이 불러만 보아도 눈물이 나는 이름.
창비에서 의미있는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다.
권정생 선생님의 단편 동화를 꾸준히 그림책으로 펴 내고 있는 귀한 작업. 벌써 7권째인지 여태 몰랐던 내가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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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내고 있는 이 '권정생 문학 그림책' 시리즈를 모르는 분이라고 해도 <빼떼기>는 익숙하지 않을까 싶다. 김환영 화백의 그림으로도 더욱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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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그림책 학교에서 이경국 선생님한테 수업 듣던 시절, 선생님이 우리더러 하시면서 해 주신 말씀.
"그림 좀 많이, 열심히 그려봐요 제발!"
"한국 사람은 두상도 달라요. 머리가 뾰족하지가 않고 크고 넓적해. 그림을 그리려면 체형이랑 머리통도 정확하게 그려야해요."
만구 아저씨의 체형이랑 차림새가 얼마나 구수한지 모르겠다.
처음에 봤을 땐 채도가 낮은 색감 사용이 눈에 들어오질 않았는데, 볼수록 정감있어서 손이 간다.
장날이 되자 고추 한 부대를 팔아 이것저것 필요한 것을 사고 남은 돈을 두툼하게 지갑에 넣은 만구 아저씨.
갑자기 똥이 마려워져 우묵한 곳에서 똥을 싸다가 그만 지갑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 돈이 어떤 돈인데! 편안한 마음으로 그림책을 읽던 우리도 그만, 마음을 함께 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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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와서 지갑을 찾아보지만, 온데간데 없는 지갑.
한편 아저씨가 볼 일을 보았던 곳에서 귀여운(?) 톳제비 (경북 안동말로 도깨비)가 만구 아저씨가 흘린 지갑을 발견하게 되고, '이 물건은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하며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한다.
톳제비 가족은 지갑에서 돈을 꺼내 깜찍한(?) 실수를 하고, 다시 지갑을 그 곳에 두고 떠난다. 만구 아저씨는 아무것도 모른채 다음 날 지갑을 찾아나게 된다.
희미해서 지워질 것 같은 색감,
구수한 만구 아저씨와 표정과 몸놀림을 보니 그저 마음이 푸근해진다.
앞으로도 계속될 권정생 선생님 그림책 작업을 기대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