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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 대한 의혹
  • 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
  • 양창순
  • 13,500원 (10%750)
  • 2016-12-05
  • : 699


 

 

    행복한 가정은 다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 『안나 카레니나』를 안 읽었더라도 이 문장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이 문장의 주어 자리에 <사랑>을 대입해 보면 어떨까. 행복한 사랑은 다 비슷하지만 불행한 사랑은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 사랑의 다양한 양상을 제시하고 분석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머릿속을 맴돌던 말이었다. 책에 등장하는 상담 사례들은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한 사랑의 실상을 보여준다. 내 사랑은 왜 항상 이 모양일까요. 불행한 사랑을 반복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나름의 이유>가 많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러한 자기중심적인 요소들이 사랑에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분석적으로 다루는 동시에 불행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구체적인 조언도 곁들이고 있다.

 

- 정말 모르죠, 저?

- 네. 모릅니다. 정말 몰라요. 그냥 매일 조금씩만 보고 그럴 수 있으면 됩니다. 제가 뭘 안다고 생각하고 뭘 하려고 했던 건 다 실패했고 이젠 다 방해가 될 뿐이에요. 생각만 많았지 당신을 안 본 것 같아요. 정작 당신을 놓쳤어요. (...) 남들이 하는 말이나 제 무슨 생각 다 버릴 거예요. 그냥 당신 느끼고 당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거예요. 처음엔 좀 힘들겠지만 꼭 그렇게 할 거예요. (...) 고마워요. 당신이 당신인 게.


    홍상수의 최근작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에서 영수와 민정의 대사는 사랑의 모든 것을 함의하고 있다. 홍상수는 이 영화에서 <방황하는> 영수와 <민정이면서 민정이 아닌> 민정을 통해 사랑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 얼마나 아느냐보다 다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라고 말하고 있다. 영수가 받아들이기에 따라 민정은 <미친년>이기도 했다가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도 한다. 책에서 말하는 행복한 사랑의 열쇠도 이것이다. 책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연인은 물론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고. 불행한 사랑의 대부분이 자기 자신을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데서 빚어진다는 것을 이 책은 잘 보여준다. 병든 마음이 사랑까지도 병들게 하는 것이다. 지난 사랑과 잘 이별하고 오래된 상처를 어루만지는 데서 건강한 사랑이 싹틀 수 있다고 책에서는 강조한다. 그제야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잘 알게 되고 잘 모르는 한 사람을 매일 조금씩만 보고 그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해할 수도 있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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