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니?"
"응."
"너는?"
"나도."
"어디로?"
은이가 채옥에게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다.
채옥이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저기로."
은이는 채옥이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았다. 채옥의 아이가 한 남자의 품에 안겨 있었다.
"너는 어디로 가니?"
채옥의 어디로 가느냐는 물음에 은이는 잠시 허둥대고 있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보았다.
가리킬 방향이 없었다. 그러나 잠시 후 은이는 확실하게 손가락의 방향을 정했다.
"나에게로."
채옥은 알 듯 모를 듯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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