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반영했고, 현지에서 들은 이야기를 재구성 했다는 이 소설. 원작이 출간된 것이 2000년. 글을 쓰는데에 1년이 걸렸다 하더라도 소설 속 상황은 불과 몇 년 전 아프가니스탄의 모습이다. 이것이 지금 이 순간이라니.
2. 어른이 아닌 아이. 남자 아이가 아닌 여자 아이의 눈으로 본 전쟁. 소수 중에서도 소수인 여자 아이 파르바나가 가족을 찾아가는 여정이 책의 내용이다. 성장소설의 형식이지만 아이의 내면적인 변화나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전쟁 후 살아남은 이들의 고통을 전하는 데에 집중한다.
3.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겪고 있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끔찍하고 가혹한 그 상황을 매체를 통해 들어왔지만 실제로 그곳의 여성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절망적이다.
4.어떤 이유든. 어떤 목적이든.모든 전쟁은 사라져야 한다.
5. 아쉬운 점들
- 책 후반부터 나오는 파르바나가 슈아우지아에게 쓰는 편지글 부분( 3인칭 시점의 글 흐름에서 1인칭으로 바뀌는 부분)이 별다른 구분없이 이어지고 있다. 문단이 바뀔 때는 흐름이 끊기지 않고 읽혔지만 편지글 인용 부분과 본문이 한 줄, 한 줄 번갈아 이어지는 부분들에서 헤매게 되었다.(다시 훑어보니 앞의 편지들은 구분이 되어 있고, 뒷부분은 다시 글에 묻혀있다)
6. 책 속으로
"어른들은 서로 죽이고 있어."
파르바나가 말했다. 그리고 방향을 돌려 엄마가 오는지 바라보았다.
"죽일 거야."
릴라가 말했다. 파르바나는 릴라를 보았다.
"비둘기를 죽일 거야. 그러고 싶진 않지만 어려운 일은 아니야.
염소나 당나귀를 죽이는 게 훨씬 더 힘들어. 언니, 어린아이를 죽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야?"
뜬금없이 릴라가 물었다.
"어려울 거야. 그런데 어떤 사람들한테는 아주 쉬운 일일 수도 있어."
"비둘기를 죽이는 것만큼 쉬워?"
"더 쉬울지도 몰라."
"우린 죽은 비둘기는 먹는데 어른들은 죽은 아이들로 뭐를 해?"
릴라가 물었다. (p. 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