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고 낡은 신발을 신고 가방하나를 옆으로 매고 느릿느릿 문구점을 찾아 길을 떠나고 싶습니다.
포포를 만나면 시원한 보리차 한 잔을 내어주며 맑은 두 눈을 굴리며 내 입에서 떨어질 그 무엇을 기다려 줄 것만 같습니다.
에도 시대부터 존재했다는 대필가.
어린시절에는 할머니의 대를 잇기가 싫어 내내 외국으로 방황하다
할머니의 죽음으로 집으로 돌아와
자신도 모르게 할머니의 대를 이어 글씨를 대신 써주고 있는 포포.
대필이 뭐 있을까 했는데
포포는 글씨체 하나 편지지 쓰는 필기도구까지
딱 맞추어 글씨를 써줍니다.
“내가 말이지, 포포한테 한 가지 좋은 것 가르쳐줄게.” 바바라 부인이 말했다. “뭐예요, 좋은 게?” “내가 줄곧 외워온 행복해지는 주문.” 바바라 부인이 후후후 웃었다. “가르쳐주세요.” “있지, 마음속으로 반짝반짝, 이라고 하는 거야. 눈을 감고 반짝반짝, 반짝반짝, 그것만 하면 돼. 그러면 말이지, 마음의 어둠 속에 점점 별이 늘어나서 예쁜 별하늘이 펼쳐져.” “반짝반짝, 이라고 하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응, 간단하지? 어디서나 할 수 있고. 이걸 하면 말이지, 괴로운 일도 슬픈 일도 전부 예쁜 별하늘로 사라져. 지금 바로 해봐.” 바바라 부인이 그렇게 말해주어서 나는 그녀에게 팔을 맡긴 채 눈을 감고 천천히 걸었다. 반짝반짝, 반짝반짝, 반짝반짝, 반짝반짝.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러자 정말로 아무것도 없었던 마음속 어둠에 별이 늘어나서 마지막에는 눈이 부실 정도였다.
--- p.156~157
포포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대필해 달라고 할 편지의 글씨는 어떠할까요?
편지지의 모양새는 색깔은 어떠할까요?
나는 매년 포포의 연하장을 받아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