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지만 단순한 일기와는 구분된다. 저자의 시선은 안이 아니라 밖을,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향한다. 자신의 내면보다는 전쟁에 맞서는 우크라이나 여성들의 용기를 기록하는 것이 책의 목적이다. "전쟁일기로 시작된 이 책은 다수의 뛰어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는 형태로 발전해갔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의 죽음으로 애초 구상의 60%만이 완성됐다. 저자가 수집한 전쟁범죄에 대한 메모, 다른 작가들의 일가, 각종 보고서 등이 저자의 손을 거치지 않은채 책에 그대로 담겼다. 그가 완성하려 했던 "전쟁을 기록하는 사람들에 대한 르포르타주"는 가능성으로만 남게 됐다.
저자(우크라이나 소설가 “빅토리아 아멜리나”)가 전쟁범죄 조사원으로 일하면서 이 책을 집필한 것은 그 답을 모색하기 위 한 수단이었지만, 작업은 결국 미완으로 남았다. 그는 2023년 6월27일(현지시간) 동부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의 한 식당에 떨어진 러시아 미사일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나흘 뒤인 7월1일 사망했다.
투키디데스가 그려낸 아테네 민주정의 극단적인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 좌우로 요동친 국가 정책의 혼란상과 그로 인한 공동체의 궁극적인 자유 상실은 이후 그리스 정치철학에 깊은 자국을 남겼다. 플라톤은 스파르타를 닮은 이상향을 그렸으며, 아리스토텔레스는 민주정에 대중의 탐욕과 공포에 편승한 데마고그들이 판치는 중우정치의 위험이 내재함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