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구름모모
  • 향성
  • 나탈리 사로트
  • 9,900원 (10%550)
  • 2025-03-28
  • : 1,703



발자크적 세계관을 해제한 작가의 소설 『향성』은 내적 충동에 주목한 최초의 작가라고 평가한 <파리 리뷰>글에 이끌려 구매한 책이다. 디킨스, 발자크, 모파상, 『마담 보바리』가 작품에서도 언급되는 이유들을 마지막 책장을 덮고나서도 조목조목 사유하게 된다.

기성 문학의 규칙을 깨는 글쓰기의 모험이라는 현대문학의 새로운 개척지를 이룬 작가의 소설이다. 첫 문장, 첫 문단, 마지막 문단, 마지막 문장을 무수히 읽지 않을수가 없었다. 번역된 글이 좋아서 오랜 시간 자주 펼쳐서 읽은 문장들이 많았던 작가의 작품이다. '향성'이란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한 본능적 움직임, 무엇이라고 규정할 수 없는 움직임, 우리 존재의 은밀한 원천을 이루는 움직임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것을 의미한다.

작정하고 미워하는 것이 힘이 되는 그녀가 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작정하고 미워하는 이유는 승리하고 진압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립세의 사계>영화에 등장하는 마을 사람들 중에 성직자 아들을 위해 여주인공을 작정하고 미워하는 귀부인이 어떤 방식으로 마을 사람들을 주동하여 자기 뜻을 이루기 위해 승리하고 진압하는지 보여준다. 이런 현상들은 현시대에서도 심심찮게 찾을 수 있어서 소설에 등장한 그녀의 삶과 그녀가 쥔 도구의 힘이 어떤 이유와 방식으로 승리하고 있는지 짐작하게 된다. 그녀의 노예가 되고, 만사의 죄수가 되어 쉼 없이 염탕 당하는 이유의 근원을 설명한다.

그녀는 꼼짝 안 했다. 부동성이 자연스럽다고 여기는 19

여자들을 순종하게 만드는 지휘봉을 휘두르는 그가 이 소설에 등장한다. 여자들이 표현하다만 것을 우물거리고 멍한 시선으로 순종만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회적 관습, 익숙한 가르침에 의문조차도 하지 않는 침묵에 익숙한 그녀들이 있다. 상냥한 어조로 말하기, 고개를 드는 자세, 고개를 숙이는 자세 등 많은 것들이 함축적인 의미를 가지는 사회에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여자들의 모습과 멍한 시선이 거슬리는 이유가 명확해진다. 흔들림 없는 부동성이 자연스럽다고 느끼고 있는 여자들의 삶이 작가의 시선에서는 부자연스럽기만 하다.

무더운 7월 무더위와 침묵 속에서 한 줄기의 냉기는 하나의 파열이 된다. 글쓰기의 모험을 시도한 작가의 도전도 다르지가 않다. 답습된 글쓰기의 모범답안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방식을 새롭게 구축하고 시도한 그녀의 움직임이 그러하다. 남자들에게 필요한 그녀들의 정통성이 설명되고 무수히 가정에서 학습된 세계에 익숙해진 그녀들의 갇힌 세계가 드러난다. 무심한 눈으로 예쁜 것과 예쁘지 않은 것만을 보는 그녀들의 한계성도 언급된다.

몹시 무더운 7월... 그 더위 속에서, 그 침묵 속에서... 한 줄기 느닷없는 냉기, 하나의 파열이었다. 18

비루한 이해력으로 <말테의 수기>, <율리시즈>같은 지성을 갈구하는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차려입기 위해 훈련된 그녀들의 삶도 치열하게 전해진다. 그녀와 생활하는 그의 진실된 마음과 실제적 행동의 간극도 언급되면서 최고의 이해, 진정한 지성이 무엇인지 그의 선택을 통해서 이야기한다. 그녀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금물이 된 이유까지도 언급된다.

하고 싶은 것을 할 자유,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무엇인지 그들이 거주하는 장소에서 설명된다. 진정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는 이유와 자유의 명확한 경계가 드러난다. "그들은 만족스러웠다. 여기에 있는 것이 좋았고"(14쪽) 사회적 기준을 거스르면서 꿈꾸는 것, 노력하기, 도망가는 것은 금기라고 명명하면서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요구하지 않는 것이 삶이라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전한다. 체념하고 건조한 한숨만이 남는 늙음을 부지런히 쓰이고 기한을 채워서 임무를 완수한 낡은 가구와 같다고 명명한다.

자유를 찾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원하는 대로 살고 있는 자유를 움켜쥐었는지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었는데 기대감을 충족시켜준 작품이다. 진정한 삶, 선택한 삶, 자유가 있는 삶, 꿈꾸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그들은 아무것도 더 요구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기다려선 안 되고, 아무것도 요구해선 안 되고,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이고, 더는 아무것도 없었고, 이것이었다, "삶"이란. 52


그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자유... 그들이 원하는 대로 걸을 자유 13

그가 자기들과 다르다 생각한다고 한순간이라도 느끼게 하는 것은 금물... 굽힐 것, 굽힐 것, 스스로를 지울 것 11

"별것 아닌 걸로 차려입기 위해" 달려 누빌 때까지 훌륭하게 훈련된 그녀들- P44
고립의 감각, 뭔가 불안한 일이 꾸며지는 적대적인 우주 속에 버려졌다는 감각을 들쑤셨다. - P19
그녀는 꼼짝 안 했다. 부동성이 자연스럽다고 여기는- P19
이제 그들은 늙었고, 완전히 닳았고, " 부지런히 쓰이고 제 기한을 채워서 임무를 완수한 낡은 가구들" - P51
그들은 아무것도 더 요구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기다려선 안 되고, 아무것도 요구해선 안 되고,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이고, 더는 아무것도 없었고, 이것이었다, "삶"이란.- P52
거스리고, 꿈꾸고, 기다리고, 노력하고, 도망가는 것은 금물... 살아가기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시간을 지나 보내야 했다.- P52
그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자유... 그들이 원하는 대로 걸을 자유- P13
그가 자기들과 다르다 생각한다고 한순간이라도 느끼게 하는 것은 금물... 굽힐 것, 굽힐 것, 스스로를 지울 것- P11
최고의 이해, 진정한 지성이란 ...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고 가능한 한 적게 요동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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