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구름모모
  • 치즈 이야기
  • 조예은
  • 15,300원 (10%850)
  • 2025-07-30
  • : 20,505



중간관리자

'무능한', '굽실거리는', '비열한', '한심한'...

아빠를 가리키는 수식어 182



영양제를 복용하는 이유는 건강해지기 위해서인데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원료 생산지가 방사능과 관련이 있어 위험한 병이 발병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이야기도 등장한다. 어디에서 생산되는지, 위협적인 환경이 근처에 있지 않는지 여행을 다니면서 유심히 관찰하고 수집하게 된다. 도로를 달리다가도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회사가 보이면 어김없이 기억하게 되는데 이 모든 것은 다양한 책을 읽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소설의 주요 내용은 아니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들 중의 하나이다.

과학기술은 늘 발전하고 있지만 보통 또 다른 문제점을 함께 야기한다. 283

과학기술은 지금도 발전하지만 더불어 우리를 위협하는 또 다른 얼굴이기도 하다. 저장된 전화번호, 키오스기, AI, 자동응답시스템은 편리함을 주었지만 이면에는 불편함도 수반되는 것이 현실이다. 주차등록, 주차차단기의 오류로 불편해질 때마다 사람이 얼마나 편하게 처리해 주는지 거듭 확인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라진 일자리를 차지한 과학기술이 무조건 편리함을 주지는 않는 것을 경험하게 되면서 사람이 그리운 이유가 더욱 분명해진다.

사는 것이 고통스럽고 외로워서 새 시대가 도래하여도 빨리 죽고 싶다고 말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소설 『안락의 섬』이 있다. 죽어야 하는 이유 당위성 앞에서 죽음의 고통이 두려워 안락의 섬을 찾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참혹한 모습이라는 것을 열거하면서 그들이 안락의 섬을 찾는 이유가 전해진다.

죽은 딸을 그리워하여 '비정통 인간'이라는 해연을 만들어 함께 생활한 이야기가 전해지는 『두 번째 해연』소설도 인상적이다. 첫 문장이 "살아남아 버렸다"이다. 불시착한 기적 앞에서 해연이 하는 말이다. 살아남은 것을 기뻐하지 않는 이유, 죽기를 더 원했을 이유들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살아남은 게 죽는 것보다 나은 상황인지는 확신할 수 없는 이유들이 전해진다.

어떤 희망은 때에 따라 죽음보다 가혹한 법이다. 그러니 힘은 쓰되 너무 많이 기대하지 말 것. 232

가혹한 희망을 마주 보게 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아버지 백연과 두 사람만 존재하는 행성에 불시착한 기적적인 생존 이야기가 전해진다. 자신을 부정하고 받아주지 않았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이유가 드러난다. 퇴행성 뇌질환 진단으로 알츠하이머 3차 변이형으로 한 번도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던 아버지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면서 추억에 자리잡은 죽은 딸이 곧 자신이며 자신은 추억으로 기억되는 존재임을 확인하게 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소설은 물건의 기억을 읽는 아이가 등장하는 『소라는 영원히』이다. 유품이라고 말하는 물건을 조명하게 된다. 일생 그 자체라고 말하는 유품의 가치가 조합된 한 인물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죽은 그들과 지금도 함께 하는 이유, 꿈을 꾸는 시간, 그들을 사랑한 가족들, 사람들을 꿈에서 만나며 외롭지 않다고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이다.

열 살이 아이의 능력을 이용해 부모는 현금을 쌓지만 아이는 그 능력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감정들을 읽어내면서 결국 자신의 팔을 절단하게 되면서 정신병동에서 깨어난다. 더 이상 찾아오는 가족도 부모도 없는 이 소녀가 지금 어떤 조합으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지 작가는 매만진다. 기계인간이 된 이유는 외롭지 않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전해지면서 소라가 감당한 기나긴 외로움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누가 소라를 외롭게 했는지 차분히 짚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진실은 씁쓸함하고 비릿하면서 동시에 중독적인 맛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전해진다. 공장 직원들이 중간관리자인 아빠를 '무능한', '굽실거리는', '비열한', '한심한'이라고 욕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직원들을 외면하였기에 듣게 되는 욕이었음을 보여준다. 저울이 기울어진 자본주의,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시대는 어떤 사회인지 차분히 숙고하면서 읽은 소설이다.

고작 열 살인 아이가 온갖 분노, 슬픔, 증오, 수치심과 고통으로 점철된 기억을 제습제처럼 빨아들였죠. 부모님의 계좌에 현금이 쌓여가는 대신 ... 낯선 감정이 쌓여 189


물건은 그저 물건이 아니랍니다. 개개인의 일생 그 자체입니다. - P220
모두를 이해하고 한 생에 여러 삶을 유행하는 존재... 신이 아니라면 무엇이지?- P222
고작 열 살인 아이가 온갖 분노, 슬픔, 증오, 수치심과 고통으로 점철된 기억을 제습제처럼 빨아들였죠. 부모님의 계좌에 현금이 쌓여가는 대신 ... 낯선 감정이 쌓여- P189
그를 수축시키는 것은, 작고 굽게 만드는 것은 허기가 아닌 막연함과 두려움이었다.- P271
어떤 희망은 때에 따라 죽음보다 가혹한 법이다. 그러니 힘은 쓰되 너무 많이 기대하지 말 것.- P232
과학기술은 늘 발전하고 있지만 보통 또 다른 문제점을 함께 야기한다. - P283
중간관리자 ‘무능한‘, ‘굽실거리는‘, ‘비열한‘, ‘한심한‘... 아빠를 가리키는 수식어
- P182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