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리한 관찰력으로 살피면서 자신의 삶과 영혼, 자유와 희망을 외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아낌없는 질문을 던진 고전소설로 『면도날』, 『달과 6펜스』에 이어서 읽은 서머싯 몸의 고전소설이다.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작가의 소설들이다. 상류층 여성의 화려한 삶에 익숙했던 키티는 이방인처럼 돈을 벌여다 준 아버지와 엄격함과 냉혹함으로 일관된 어머니에게서 성장한다. 세속적인 야욕을 숨기지 않고 계략과 술책으로 무장하였던 키티 어머니의 삶부터 살펴보게 된다. 부모의 영향으로 키티는 떠밀려가듯이 그녀를 사랑한 세균학자와 결혼을 하게 되지만 그를 사랑하지 않았던 키티는 불륜을 저지르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 그녀에게 갑작스러운 제안을 하게 된다.
불륜을 저지른 유부남의 태도와 배신, 주변 사람이 그를 평가하는 말을 들고나서야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면서 자신을 무가치한 존재라고 생각하면서 남편이 제안한 죽음의 현장으로 동행하게 된다. 콜레라로 죽어가는 곳으로 스스로 향하는 이 부부의 심정은 어떠한 것일지 무수히 살피면서 읽은 고전소설이다.
슬프고 아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사랑한 남편은 어둠 속을 걷는 인물로 전해진다. 자신을 용서하지 않는 키티의 남편과 남편과 친구로 살아가기를 희망한 키티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불륜남을 다시 만났을 때 경멸한 키티는 이성과 육체가 다르게 반응하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을 감추기가 어려워진다. 여자를 함부로 대하는 찰스의 모습은 여실히 변함없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찰스 부인이 남편의 외도를 어떤 자세로 대응하는지도 보여준다.
인상적인 인물은 세관직원인 워딩턴이다. 그가 관찰하는 인물들을 하나둘씩 떠올려보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키티와 세균학자인 의사가 직업인 이 부부의 모습도 워딩턴은 예리한 관찰력으로 살피게 된다. 더불어 중국에서 펼쳐지는 풍경과 죽은 거지의 모습, 수녀원에서의 수녀들이 생활하는 모습, 뇌수종 여자아이의 태도 변화도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다.
키티와 키티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순탄하지 않을 인생이 예고되어 있지만 키티가 아버지를 대하는 태도와 서로를 이해하지 않는 가족과 사랑의 부재를 보여주면서 달라진 키티의 관찰력을 발견하게 된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한 키티와 상처받은 남편의 영혼까지도 살펴보게 된 소설이다.
태어날 아이가 여자아이이기를 희망하는 키티는 그 아이가 자신과는 다르게 살아가기를 희망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유의 의미를 스스로 깨달으면서 그 아이는 자유로운 여성의 삶을 살아가기를 기대한다. 부모의 뜻에 따라 사랑하지도 않았던 결혼한 상류층 여성 키티는 불륜을 저지르면서 타의에 의해 원하지 않는 삶을 살면서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감지하면서 새로운 영혼으로 살아가기 시작한다.
자신이 얼마나 사악하고 가증스러웠는지 아버지에게 고백하면서 수녀들에게만 있는 장벽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던 키티가 자신의 장벽을 깨트리기 시작한다. 희망의 의미, 자유의 의미, 용기의 의미로 무장하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한다. 태어날 여자아이가 거침없고 솔직하게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자유로운 남자처럼 여자아이도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원한다. 자신에게는 희망과 용기가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과거는 끝났다는 단호함으로 새롭고 자유로운 27살 키티로 거듭나는 소설이다.
키티 아버지가 아내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서 아버지의 삶이 얼마나 가혹하였는지 참회하면서 진정한 사랑을 아버지에게 표현하게 된다. 자유를 찾은 키티의 인생에 베일을 씌운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책장을 덮으면서 하나둘씩 떠올린 고전소설이다. 자립적인 여성의 삶, 관습과 규율에 익숙해져서 의심과 질문을 놓쳐버리지 않는 영혼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키티를 통해서 전하는 소설이다.
세상이 아주 괴상하고 기괴하며 우스광스러운 요지경 속이라는 결론
- P147
난 뭔가를 찾고 있지만 그게 뭔지를 잘 몰라요... 그걸 아는 건 내게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에요... 누구는 신에서 찾고, 누구는 위스키에서, 누구는 사랑에서 그걸 찾죠. 모두 같은 길이면서도 아무 곳으로도 통하지 않아요.
- P236
그 애가 거침없고 솔직했으면...스스로 주인으로서 독립된 인격체이길...자유로운 남자처럼 인생을 살면서 저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았으면 ... 전 희망과 용기가 있어요. 과거는 끝났다.
- P332
조용하고도 평화롭게 걸어 다니는 사람은 부인과 내가 유일...수녀들은 하늘 위를 걷고 당신 남편은 ... 암흑 속을 걷죠.
- P146